뉴미디어 도서관 | ③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

3D프린터 활용법 배우며 컴퓨터 프로그래머 꿈 키운다

2022-07-07 12:38:51 게재

레이저커터·의류용 프린터 등 장비 누구나 이용 가능 … 도서 대출량 따라 크는 디지털아쿠아리움 '나만의 물고기'

지난달 12일 오후 3시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 지하 1층 '스마트메이커팩토리'의 '메이킹온(ON)'. 이관영 담당 사서의 지원 아래, 중학생들과 이들을 도와주는 대학생 멘토들이 모여 3D펜을 활용해 각자 다양한 모양의 핸드폰 그립톡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각종 도안에 3D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3D펜과 연결된 필라멘트가 녹으면서 도안 위에 입체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학생들은 3D펜을 이용해 점과 선 면 등 기초도안에서부터 실제 그립톡으로 활용 가능한 도안까지 각 도안을 따라 그림을 그렸다. 3D펜에 각양각색의 필라멘트가 녹으면서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입체적인 핸드폰 그립톡이 완성됐다.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 내 스마트메이커팩토리. 사진 이의종


◆메이커 활동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 = 이들은 '스타틴업'이라는 청소년 메이커동아리 회원들이다. 2021년부터 꾸준히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 스마트메이커팩토리 내 구비된 3D프린터, 레이저커터, 의류용 프린터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직접 여러 물품을 제작해 왔다. 만든 물품들은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역사회 내 메이커 활동을 기획, 운영하며 메이커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나누고자 하는 동아리"라고 스타틴업을 소개했다.

스타틴업 회원들은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서로 토론해 동아리 활동방향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활동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체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만들어간다. 다양한 장비들 중 어떤 장비에 대한 사용법을 배우고 어떻게 이 장비들을 활용해 물품을 만들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을 회원들이 토론해 결정한다.

지난달 12일 청소년 메이커동아리 '스타틴업'이 활동하는 모습. 사진 이의종


도서관 사서들은 이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강사를 섭외하거나 지역사회 내에서 기부 등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스타틴업은 도서관 개관 1주년 축제에 직접 만든 물품을 기증해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하는 동아리 형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대학생 멘토들은 특정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도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다양한 학생들이 의견을 내고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도록 도와준다.

2021년부터 스타틴업 활동을 하면서 이날 활동에 참여한 정의현 서일중학교 3학년 학생은 "디지털로 그린 그림을 컵에 출력해내는 머그프레스 사용법을 배우고 3D프린팅을 활용해 장난감을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흥미롭다"면서 "3D프린팅으로 원하는 물품을 출력하는 법을 배워 직접 키링을 만들어 도서관 1주년 축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부했는데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코딩 로봇을 조작하는 모습. 사진 이의종


이어 "친구들과 함께 3D프린팅으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 연구를 많이 하는데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서까지 제품을 어떻게 3D 모델링을 할 것인지 상상할 때도 있다"면서 "어릴 적 꿈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는데 스타틴업 활동을 하며 그 꿈에 한발짝 다가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의현 학생의 어머니 이승엽씨는 "요즘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코딩, 가상현실(VR) 등에 대한 교육이 많이 강조되는데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지역사회 내 도서관이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아이의 관심사와도 잘 맞아 관련 활동을 폭넓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코딩학원을 다니는 등 관련 사교육을 하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데 우리 아이의 경우 도서관에서 스타틴업 활동을 하면서 3D프린터 관련 자격증이 있는 것을 알게 됐고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도서관을 잘 활용하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주위에 많이 권유한다"고 강조했다.

◆코딩 로봇·VR기기 등 즐겨 = 스타틴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건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이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4차산업혁명 특화도서관으로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은 학생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메이커팩토리 내 메이킹온에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머그프레스, 의류용 프린터, 3D펜 등 다양한 장비들을 갖췄다.

이용자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한 이후 해당 장비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은 장비 활용법에 대해 정기적으로 교육하고 관련 메이킹 프로그램들을 수시로 개설한다. 어린이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장비들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메이커팩토리에는 이 외에도 코딩 로봇, VR 체험을 할 수 있는 VR기기, 탁구 등 다양한 운동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테이블을 갖췄다. 노트북도 무인기기를 이용해 쉽게 대여할 수 있다.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에는 평일 오후, 주말에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VR기기 등은 예약 없이 이용이 가능해 누구나 방문해 쉽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코딩 로봇의 경우, 관련 앱만 다운로드받으면 본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모르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서로 친해져 디지털 테이블에서 함께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AR 활용한 대형 미디어월 = 이 외에도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을 갖췄다. 도서관 1층에 들어서면 증강현실(AR)을 활용한 대형 미디어월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AR을 활용하면서 도서관에 흥미를 느낀다.

또 다른 한쪽 벽에는 대형 '디지털아쿠아리움'을 설치해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 회원증이 있는 누구나 화면 속 가상의 물고기를 키울 수 있게 꾸며놓았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회원증을 디지털아쿠아리움에 태그하면 회원을 인식하고 본인만의 물고기가 나타난다. 이 물고기는 대출한 도서량 등에 따라 크기가 성장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미래를 책임질 우리 청소년들이 구립서초청소년도서관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도서관 사업들을 추진해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서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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