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에 신개념 공공주택, 용산 100층 빌딩

2022-08-01 11:04:56 게재

오세훈 서울 구상, '동행·매력' 두갈래

싱가포르 캄풍·마리나원서 방안 모색

세계도시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미래와 관련된 도시계획 구상을 공개했다. 부분적으로 알려졌던 서울 개발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관련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정부가 노인 세대를 위해 지은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서울형 고품질·세대공존형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은평 혁신파크 부지에 서울형 노인복지주택 '골드빌리지'를 짓겠다"며 "부모-자녀-손자녀가 한 지붕 두 가족처럼 거주하는 3대 거주형 주택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빌리지(가칭)는 캄풍 애드미럴티처럼 주거·의료·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진 공공주택이다. 월 500만~600만원짜리 고급형 실버타운이 아닌 서민도 이용 가능한 보급형 모델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3대 거주형 주택은 한 집이지만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각각 독립적 생활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도록 특수한 주택평면을 적용한 모델이다.

도심 복판에 청년,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을 짓는 방안도 모색한다. 임대아파트는 보통 땅값이 저렴한 외곽에 짓지만 고품질의 직주근접 아파트를 도심에 공급, 젊은층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산하 주택개발청이 지은 '피나클 앳 덕스톤'을 모델로 꼽았다. 재건축을 앞둔 노원구 하계 5단지가 시범지역으로 정해졌다.


◆임기 내 가시적 성과 위한 '승부수' = 공공주택 품질과 공급지역을 바꾸는 것이 약자(주거취약층)와의 동행이라면 용산과 종로·중구에 걸친 세운을 초고층 빌딩과 첨단 도시시설로 채우는 것은 '매력도시 서울'의 구현이다. 오 시장은 같은날 공간 효율을 최화해 구도심을 바꾼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원'을 방문해서 "용산에 이어 세운지구에도 마리나원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좋겠다"며 "용도와 지역별로 구획을 나눠 개발하는 기존 도시계획 체계로는 이처럼 우수한 디자인을 절대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용산정비창 일대 용적률을 최대 1700%까지 올려 주거·업무·상업 기능을 힌데 묶는 초고밀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계획이다. 용산에 이어 세운지구에도 동일한 개발 방식이 적용될 경우 서울 도심의 대표적 낙후지역에 롯데월드타워를 능가하는 초고층 빌딩이 지어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용산·세운이 오 시장 뜻대로 만들어지려면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오 시장은 "(마리나원처럼) 혁신적인 디자인과 구현하려면 도심 기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복합개발이 절실하다"면서 "싱가포르처럼 용도지역 한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 국토계획법을 뛰어넘는 도심복합개발 특례법을 제정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싱가포르 구상은 '동행과 매력'이라는 민선 8기 서울시 슬로건과 맥을 같이한다. 주거 취약층을 위한 공공주택 품질 혁신(동행), 낙후된 도심을 획기적으로 개발해 서울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매력)는 투트랙 전략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구상은 정치인 오세훈이 조기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고품질 공공주택은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에 이어 오세훈표 주택상품 시즌 2가 될 수 있다. 용산, 세운지구 초고밀 복합개발은 서울의 미래 먹거리·일거리를 바꿔놓을 메머드급 개발 사업들"이라며 "임기 내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4선 서울시장 입장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실물로 보여주고 서울 미래비전도 제시해 일찌감치 차기 선두로 치고나가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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