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공간을 거닐다' 성학십도 VR 작품 시연회 열려

2022-08-18 12:09:03 게재



'성학십도 VR' 융합연구팀(연구책임자: 이현진 교수)은 23일 '사유의 공간을 거닐다'란 주제로 가상현실(VR) 작품 시연회를 개최한다. '성학십도 VR' 융합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과 융합연구총괄센터의 지원을 받는 연세대 융합연구팀이다. 

'성학십도 VR'은 조선의 철학자 퇴계 이 황이 책과 병풍으로 남긴 '성학십도' 10개의 그림과 글에 VR 기술을 접목해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아울러 고전이 전하는 가치를 현대인들에게도 공유하고자 제작된 학제간융합연구의 결과물이다. 연구팀은 이 작품에 '만질 수 있는 철학'(tangible philosophy)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더했다. 실제 '성학십도 VR'은 동양철학개념이 오랫동안 제시해 온 마음과 사유의 세계를 관객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연구팀은 지난 5년 동안 '성학십도' 10개의 도를 각각 VR 작품으로 제작했다. 각 VR 작품은 7분에서 20분 정도 길이의 단편 콘텐츠다. 다만, 10개의 VR 모두를 체험하려면 총 130여분, 즉 장편 영화 1편을 보는 간이 걸린다. 철학적이며 추상적 사유의 공간을 VR로 제작한 사례가 거의 없는 가운데 실험적이며 독창적인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연구팀은 우선, '성학십도 VR' 작품을 한국어 기반의 VR 콘텐츠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이를 영문 콘텐츠로도 추가 제작했다. K-철학 및 K-문화에 관심 있을 외국 연구자와 관객에게도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신세계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6월 '성학십도 VR' 작품은 영국 켄터베리에서 개최된 '(In)tangible Heritage(s)' 학회에 초청을 받아 발표돼 유럽 청중들에게 많은 관심과 조명을 받았다.

그들은 '성학십도 VR' 속 가상공간들 사이의 유연한 이동성에 감탄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연구팀이 개별적으로 구성된 각 VR 콘텐츠를 정교하고 함축적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연결시키는 작업을 수행한 결과 거둔 수확이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10개 VR 작업 중 그간의 시연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1도 '태극도 VR', 9도 '경재잠도 VR', 10도 '숙흥야매잠도 VR'을 한꺼번에 선보인다. 특히 9도 '경재잠도 VR'는 2021년 2월 KBS '한국의 서원'에서 집중 조명됐다.

연구팀은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완성된 작품에 대한 시연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 7월에서야 처음으로 원주 중천철학도서관에서 4도, 5도, 10도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이번 시연회는 지난 수년간 '성학십도 VR'의 실제 체험을 기다려온 보다 많은 관람자들에게 작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시연회에선 관객들이 보다 정교해진 사유의 시공간을 명상하듯 체험하며 거닐 수 있다.

본 시연회는 '퇴계 성학십도 VR 구축 사업: 동양철학개념의 체험적 시공간화' 연구팀(한국연구재단 학제간융합연구팀)과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연구원 X-미디어 센터가 주최 및 주관한다. 시연회 참석을 희망하는 분은 링크(https://forms.gle/2PrQfNNGJKtyPrWcA) 또는 QR 코드를 통해 VR 체험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일시 23일 오후 1시~6시. 장소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성암관 3층 갤러리. 문의 info.sunghak10@gmail.com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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