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모든 노동자가 건강할 권리를 누리는 방법
올해 6월 국제노동기구(ILO)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1998년 채택된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차별 금지, 아동노동 금지 등 4개 분야에 이은 5번째 노동기본권으로 포함했다. 이 총회에 참석한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재 사망을 5년 이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해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하는 등의 진전이 이루어졌으나 빠르게 고령화되고 다양화되는 노동시장과 노동자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중장기 계획과 관련, 보건 분야에서는 다음 몇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업종 규모 직종별로 노동자들과 사업주의 특성, 관련 자원을 고려한 맞춤형 보건관리 사업이 필요하다. 사업장과 노동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사업장 또는 지역사회 내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의적절한 보건관리가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화학적·물리적 유해요인에의 노출뿐만이 아니라 노동조건과 개인의 건강 행동, 스트레스와 사회적 결정요인, 보건의료 접근성을 모두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중대재해, 5년내 OECD 평균 수준 감축
둘째, 노동자들의 건강문제는 업무상 질병과 개인의 질병으로 또는 노동자의 질병과 지역주민의 질병으로 양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한 공중보건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사업장의 물리적 담장을 벗어나 모든 노동자에게 산업보건서비스와 예방조치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작업장과 개인 수준 모두에서 산업보건 목표를 설정하고 위험과 건강수준을 평가하고 이의 개선을 위한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는 흐름을 구축해야 한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노동자 건강에 대한 국제행동계획을 발표하면서 작업장의 유해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결정요인과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까지를 고려하는 공중보건학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근거에 기반한 정책 평가와 집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요인 노출, 건강수준, 질병발생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개입과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 사업장 지역사회 국가 단위로 위험요인과 건강결과, 또는 의료접근성에 대한 다양한 지표를 만들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구축하고 연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노동자 건강의 문제가 '권리'임을 천명하고, 노사 및 지자체를 포함한 유관기관들이 지속적으로 정책과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건강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로드맵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 인력과 자원을 어떻게 체계화할 것인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노동자와 사업주가 모두 참여하는 지속적인 환류와 개선이 가능한 체계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정부, 노동자 건강문제 '권리'로 천명해야
빠르게 변화하고 예측이 어려운 현 노동시장의 모든 노동자들, 그리고 미래의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