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린이집 보육교사 34% 고용불안
절반이 계약직, 연장 불분명
보육교직원 노동실태 보고서
경기도내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절반가량이 계약직이며 이들의 34%가 불분명한 계약 연장 여부로 고용 불안에 노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도내 보육교직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8월 제정된 '경기도 보육교직원 권익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례'에 따른 것으로, 도내 보육교직원 노동환경을 전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은 지난 5월 10일부터 22일까지 도내 보육교직원(담임교사, 연장보육 전담교사, 보조교사) 10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도내 전체 보육교직원은 약 9만2000명으로, 전국(32만1000명) 보육교직원의 약 28%에 달한다.
우선 응답자 1097명의 53%(581명)가 기간을 정하고 고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약기간은 581명 가운데 94%(547명)가 2년 미만이었다. 1년 미만이 36명, 1년~1년 6개월 미만이 476명, 1년 6개월~2년 미만이 35명이었다. 이들에게 고용 계약기간 만료 후 갱신 가능 여부를 물으니 66%(385명)만 '교사 희망 시 가능하다'고 했다. 나머지 34%(196명)는 '원장 재량에 달려서 불확실하다' '모른다' '불가능하다'고 답해 고용 불안정 상태임을 보여줬다.
보육교직원의 하루 휴게시간은 평균 34.9분이었다. 점심시간 휴식을 취하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아이들 배식, 식습관 지도 등으로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휴게 장소도 '보육실 내부'가 50.9%로 가장 많았다. 휴게시간에도 '보육일지를 비롯한 업무'(45.5%)를 하거나 '아이들 관찰하며 대기'(11.5%) 하면서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1년 이상 보육교직원(747명) 상당수는 업무로 인해 허리통증(397명) 상지근육통(481명) 하지근육통(404명) 두통·안구피로(437명) 등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불안감(209명) 슬픔·절망감(76명) '죽고 싶다는 생각'(27명) 등 정신적 문제를 겪기도 했다.
268명은 부당행위를 경험했으나 이들의 63%(168명)는 '부당행위 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라고 답했다. 부당행위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한 감시(195명), 부당 지시(121명), 명예훼손(71명), 폭언(69명) 등을 꼽았다.
재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영유아 중심 보육교직원 인권 존중 보육 지향'을 올해 수립되는 '제4차 경기도 중장기 보육발전계획'(2023~2027)과 관련해 정책 제안을 내놓았다. △중앙정부의 보육교직원 권익 보호 관련 법적 근거 마련 △국정과제와 민선 8기 경기도 공약에 포함된 '교사 대 아동비율 개선' 추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보육안내사업 지침' 개정 △보육교직원 고충처리 전담기구 기능 강화 등이다.
김미정 재단 연구위원은 "보육교직원의 노동권익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곧 영유아들에게 최선의 보육환경이 된다"면서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현장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를 더 꼼꼼히 살피고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