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바람이 악취를 없애줍니다"

2022-09-26 10:52:30 게재

건강한 흑돼지 키우는 봉화 '하하농장'

"하하농장 초기에 봉화군에서 악취 점검을 나왔어요. 냄새가 전혀 안 나는 돼지축사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21일 김성만 '하하농장' 대표의 말이다.

하하농장은 다른 사육장에 비해 6배 넓은 공간을 돼지들에게 제공한다. 약 240평의 축사에 최대 150마리의 돼지들이 생활한다. 어미돼지들도 케이지가 아닌 4평 정도 되는 널찍한 돈방에서 새끼들을 돌본다. 돈사 안에는 늘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숭숭 통한다. 악취가 안 나는 비결이다. 사진 하하농장 홈페이지


김 대표는 "바닥에 톱밥을 충분히 깔아주고 햇빛과 바람이 잘 들게 관리하는 것이 악취가 나지않게 하는 비결"이라며 "아무리 톱밥을 깔아주고 미생물 발효를 시켜도 사육밀도가 높으면 톱밥이 금방 마르지 않고 악취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하농장은 다른 사육장에 비해 6배 넓은 공간을 돼지들에게 제공한다. 약 240평의 축사에 최대 150마리의 돼지들이 생활한다. 어미돼지들도 케이지가 아닌 4평 정도 되는 널찍한 돈방에서 새끼들을 돌본다.

돼지들은 인공수정을 하지 않고 사람이 출산에 간섭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새끼를 낳아서 기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새끼돼지들에게 '견치'(이빨자르기) '단미'(꼬리자르기) 등도 하지 않는다.

돈사 안에는 늘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숭숭 통한다. 바닥은 톱밥과 볏짚으로 되어 있어 돼지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한다. 톱밥은 돼지들에게 안락함도 주지만 맛있는 간식이 되기도 한다. 돼지 똥은 모아서 퇴비를 만들어 밭으로 나간다. '경축순환농업'이 되는 셈이다. 겨울에는 돼지 똥에 딱정벌레들이 모여드는데 돼지들이 발효된 똥을 딱정벌레와 함께 먹기도 한다.

"시골로 이주한 뒤 이웃 중에 몇분이 건강하게 흑돼지를 키우고 있었고, 맛이 꽤 괜찮았어요. 우리에게도 농담반 진담반 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어요."

육식문화와 사육문화에 대해 불만과 고민이 많았던 김 대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 2018년도에 축사를 준공하고 다음해 축산업 허가를 받았다. 농장을 운영하던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흑돼지는 일반 돼지와 다르게 사육기간이 2배 이상 길다. 또 하하농장은 일반 흑돼지농장보다 사육밀도가 4배 이상 낮다.

이런 소규모 농장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판매를 선택했다. 직접 판매를 위해 정육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약 3개월 동안 14평짜리 정육점 건물을 혼자 지었다.

단열에 특히 신경을 썼다. '냉장고 같은 정육점'이 목표였다. 정육 작업실에는 에어컨이 아닌 3마력짜리 냉동기를 달았다.

한여름에도 거뜬히 냉장실 온도로 내려간다. 평소 3~5℃로 유지한다. 오랜 준비 끝에 2019년 12월부터 건강한 축사와 신선한 정육점을 시작했다.

정육 가격은 △삼겹살 구이용 500g 2만2000원 △뒷사태살 900g 2만2500원 △구이용 앞다리살 500g 1만6000원 등으로 크게 비싸지는 않다. 매일 판매는 안한다. '하하농장'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판매일과 물품을 미리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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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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