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사 또 '손끼임 사고'
2022-10-24 10:44:25 게재
고용부, SPC 계열사 기획감독으로 구조적 원인 파악
전국 식품기계 사업장 13만5000곳도 집중단속 들어가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6시 10분 쯤 성남 중원구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노동자 A씨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여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상황이 담긴 공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사고가 난 지 8일 만에, 허영인 SPC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
고용노동부는 SPC 계열사에서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SPC 식품·원료 계열사를 전체를 대상으로 24일부터 1주일간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 감독을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망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와는 별개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즉각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SPL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SPC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불시에 현장의 유해·위험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구조적인 원인을 점검·개선하기로 했다.
SPC 식품·원료 계열사는 SPC삼립 파리크라상 BR코리아 샤니 호남샤니 에스팜 설목장 샌드팜 호진지리산보천 오션뷰팜 SPL SPC팩(Pack) 등이 있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정의당·비례)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SPC그룹 계열사의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2017년 4명에 불과하던 산재 재해자수는 2018년 76명으로 급격히 늘어나 2021년 147명에 달했다.
5년새 재해자수가 36배나 늘었다. 2022년 9월 기준으로 이미 115명의 산재 재해자가 발생했다. 이는 SPC 계열사 중 파리크라상 PB파트너즈 BR코리아 SPL 등 대표적인 4개 기업에서 일어난 사고만 집계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식품 혼합기 등 위험한 기계·장비를 보유한 전국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6주간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13만5000개 사업장은 식품제조업체 3만5000곳, 프레스·크레인 등 안전 검사 대상 기계를 사용하는 업체 10만곳이다.
고용부는 13만5000개 사업장에 자율 점검·개선 기회를 주는 현장 지도를 한 뒤 4000여 사업장을 불시 감독할 계획이다. 감독 시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정 명령, 사용 중지 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식품혼합기나 식품가공용 기계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피해자는 305명(6명 사망·299명 부상)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대기업일수록 스스로 역량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사고를 예방해나가야 하는데,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여도 발생하지 않을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근로자 사망은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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