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산단 주거단지 추진 강행
2022-11-04 11:10:04 게재
주민합동설명회 재추진
"시가 갈등 조장 나서나"
부산시는 4일 장안일반산업단지 지원시설인 기장 레우스시티사업에 대한 합동설명회를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동설명회는 오는 10일 기장군 일광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다. 앞서 지난달 18일 예정됐던 합동설명회가 주민 반발로 무산된 지 불과 20여일 만이다. 시가 합동설명회 개최를 안내한 공고문을 보면 달라진 것은 당초 4일까지 진행키로 한 주민열람 기간이 25일까지로 늘어난 것뿐이다. 합동설명회 무산의 원인이 된 주거단지 위치 변경은 없다.
이 때문에 장안읍 주민들은 이번 합동설명회가 요식 행위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합동설명회가 반드시 법적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산업단지 절차 간소화법'에는 산단 계획변경 시 공고문 고시기간을 정해 의견청취를 받는 것은 의무화 돼 있지만 주민 합동설명회는 강제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으로 돼 있다.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시는 '할 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은 후 본격 행정절차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장안읍 25개 이장단은 4일 부산시와 기장군에 '장안산단 주거단지는 반드시 장안읍에 들어서야 한다'는 건의문을 전달키로 했다.
장안읍발전위원회도 3일 긴급임원회의를 열어 장안산단 주거단지가 일광읍으로 변경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모았다.
장안읍발전위원회 관계자는 "시가 갈등을 풀도록 중재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장안읍은 마치 살기 어려운 지역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행정이다"고 비판했다.
레우스시티 사업은 장안읍 10개 산단 종사 직원들의 주거를 목적으로 2000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 2012년부터 장안읍에 위치를 정하고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20년 6월 시가 산업단지개발 지원센터회의에서 입지를 일광읍으로 변경하며 주민갈등이 본격화됐다. 현재 일광읍은 찬성인 반면 장안읍은 강하게 반대하며 두 지역간 입장이 대립 중이다.
부산시는 10년간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는 점에서 강행 의지가 강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일광읍으로 위치를 정해 제안이 들어온 것이지 시가 의도적으로 장안읍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합동설명회와 열람공고 기간 동안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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