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연령 조정 필요

'65세 이상'은 노인? 연령기준 조정 필요하다

2022-11-11 11:04:29 게재

1956년 유엔 지표 참조, 건강하고 여유로운 60대 반영 못해 … "복지 축소 방편으론 안돼"

노인은 흔히 신체와 정신의 노화를 경험한 사람을 말한다. 고령자 노령 어르신 등 다양하게 대신 쓰기도 한다.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노인 시기에 대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법제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65세 이상 연령층을 '노인' 복지와 서비스 지원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합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7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2025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45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3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제도에서 돌봄과 지원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노인' 분류는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 커지는 노인 인구 규모 탓에 20년 후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게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조정은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노인 연령 조정 추진은 '복지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비난 때문에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노인 연령 기준 문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대안을 모색한다.

건강하고 여유로운 전후세대의 노인층 진입은 노인정책 변화 필요성을 높여 준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환갑(만 60세)을 지나면 노인으로 '대접'하던 시기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56년 유엔의 지표에 따라 65세 연령을 기준 삼아 '노인'으로 분류한다. "왜 65세부터 노인이냐"라고 묻는다면 딱히 답할 합의된 내용은 없다. 하지만 유엔이 고령지표를 산출하면서 독일 노령연금 개시 연령을 참고해 노인 연령기준을 65세로 정했고 우리나라도 여기에 따랐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3년 후 인구 중 20%가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앞두면서 노인 연령기준을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상이 제주대 교수는 10일 "한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인 연령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복지사업 대상 다양한 연령 기준 = 우리나라 현재 법제도는 노인에 대한 분명한 정의 없이 노인을 복지지원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한다. 헌법 제34조 4항에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은퇴와 나이 듦에 따른 소득 감소, 건강 악화, 준비되지 않은 마무리 등으로 노인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점을 고려해 포괄적인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그런데 행정적으로 노인의 연령 구분은 65세 이상이 대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 60세 이상으로 확장하거나 65세 미만 혹은 50세 이상을 예외로 적용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적용 사례를 보면 노인복지법상 노인학대 관련 범죄, 생업지원, 경로우대, 건강진단, 상담·입소 조치, 직무상 노인학대 신고의무, 노인학대 금지행위, 양로시설·노인공동생활가정 입소, 노인요양시설·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입소, 경로당 이용, 재가노인복지시설 이용,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이다.

60세 이상 적용 사례는 치매 검사, 노인복지주택 입소, 양로시설·노인공동생활가정 입소, 노인요양시설·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입소, 노인복지관·노인교실 이용, 직무상 가정폭력범죄 신고의무 등이다.

65세 미만 예외 적용 사례는 상담·입소 등의 조치(노쇠현상 현저), 노인장기요양보험(치매 등 노인성 질병 유병자) 등이다.

노인복지사업 대상자에 연령 기준이 다양한 것에 대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사업이지만 사업의 목적과 취지에 따라 연령 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 복지 사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65세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넓게 보면 사회적 합의에 따라 노인의 연령기준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한편 노인인구 증가에 대한 정책 대응을 위한 사회분류로 유엔은 1956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인 경우 고령사회로 정했다. 초고령사회에 대해서는 20%, 21% 등으로 세계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

◆초고령사회 대비 추진해야 =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는 데 25년 걸릴 예정이다. 프랑스 154년, 미국 94년, 독일 77년 그리고 이전에 가장 빨랐다던 일본의 36년보다 훨씬 빠르다.

노인인구 급증은 경제성장률 감소와 정부 재정 능력의 축소, 노인부양비 등 의료-복지 부담의 급격한 증가를 낳는다.

노인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인구비율)은 2019년 20.4%에서 2030년 38.2%로 10년 만에 거의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 지속가능성에 위협을 준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복지 체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경제와 복지 전반에 거쳐 여러 필요 조치들과 함께 노인 연령의 상향 조정을 시급히 공론화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과거 보수정권에서 복지 재정을 아끼기 위한 방편으로 이 문제를 다뤘는데 잘못한 것"이라며 "시민사회에서는 복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복지가 필요한 분들에게 충분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해서도 노인 연령기준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기초연금 대상자를 70세 이상으로 하면 70세 미만 중 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기초연금제도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럴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대상자를 확대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은퇴 연령과 공적 노령연금을 받는 시점을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빈곤율 완화하고 계속근로 보장 필요 =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조정을 추진하려면 노인 빈곤율을 완화하거나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혜지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일 "더 이상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을 단순히 불가능하다고 말하기에는 노인인구규모의 증가라든지 노인의 건강상태 변화가 크다"며 "중요한 것은 노인 연령을 상향하게 되면 누가 어떤 제도의 대상이 되느냐하는 연령 설정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노인의 연령상향이 기초연금이나 경로우대를 받을 수 있는 연령을 단순히 올리는 방법으로 작동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충분히 노인빈곤율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하거나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서 근로할 수 있는 정년제도라든지 계속근로제도가 확대되어 기초연금을 받는 시기가 늦춰지더라도 소득의 공백기가 없는 제도 보완이 선행된 상태에서, 특정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제도의 연령을 조정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 '초고령사회 대비 노인의 연령기준 상향 관련 논의 준비' 자료에서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자의 경제·사회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노인의 연령 기준을 상향하자는 주장이 정부를 중심으로 제기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 기준은 70.5세로 나타났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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