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으로 새 길 여는 중소·벤처기업ㅣ(16)시몬스

"수면은 건강과 직결" … '흔들리지 않는' 최고 고집하는 장인

2022-11-23 10:38:56 게재

코로나 대유행 2년 동안 매출 1000억원 이상 늘어나

청결한 생산시설·극한시험 연구소 갖춘 '팩토리움'

이익공유제·시몬스맨숀·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등 상생

기업은 사람처럼 생로병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닥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야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한국경제는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정신으로 무장된 기업인들이 있었기에 성장해 왔다. 내일신문은 (사)밥일꿈과 함께 기업가정신으로 새 길을 여는 중소·벤처기업 20곳을 발굴해 연재한다. 산업의 대전환 시기를 헤쳐 나가는 용기와 지혜를 얻기 위해서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지난달 25일 '시몬스 팩토리움' 5주년을 맞아 회사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시몬스 제공


1870년 미국 위스콘신주의 작은 마을 케노샤에서 시작한 침대 기술자들의 자존심이 한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고 침대를 만드는데 타협하지 않는다. 기술과 제품 앞에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스템과 연구설비를 갖췄다. 국가 공인기준보다 엄격한 1936가지 품질 관리항목과 극한의 품질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국내 최초로 난연 매트리스 특허를 취득했다. 오로지 '편안한 숙면'과 '좋은 침대'만을 생각해 온 고집스런 외골수 장인의 완벽주의 그대로다.

한국 시몬스(대표 안정호)의 '흔들리지 않는 침대'에 대한 생각과 정신이다. 뿌리는 미국 시몬스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전용 상표권을 가진 한국 독립법인이다.

◆생산직원 건강 생각한 생산시설 =

시몬스는 코로나19 대유행시기 2년간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늘었다. 2019년 2038억원이던 매출이 2021년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매출은 3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예정이다.

시몬스 성장 비결은 2017년 문을 연 '시몬스 팩토리움'(SIMMONS Factorium)에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 이천에 있는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만난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 성장은 팩토리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시몬스 팩토리움은 시몬스침대의 심장부"라고 설명했다.

팩토리움은 공장(Factory)과 보여준다는 의미를 가진 리움(Rium)의 합성어다. 7만4505㎡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스템 △수면연구R&D센터 △물류동 등을 갖췄다. 10여년에 걸친 기획과 설계 공사기간이 소요됐고 1500억원을 투입했다. "수면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사명감을 갖고 침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안 대표의 철학을 담은 공간이다.

생산시스템은 1만6000여m²(약 4900평) 넓이로 오·폐수가 없고 먼지 한톨도 보이지 않을 만큼 청정하다. 1일 최대 1000조의 매트리스를 생산할 수 있지만 최상 품질을 위해 1일 평균 600~700조의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스프링 제작, 조닝(포켓스프링 조합 및 배치), 봉재, 퀼링(매트리스 상단에 볼륨감을 입히는 작업) 등 60%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안 대표는 "침대는 집안에 들어가는 제품이고 사용자 피부에 직접 닿는데다 숙면은 고객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며 "제품을 만드는 작업자 환경까지 고려하는 게 업의 정직성"이라고 말했다.

◆140kg 롤러로 10만번 이상 굴려 =

수면연구 R&D센터에는 총 41종 시험기기, 250여가지 세부시험이 이뤄진다. 시험기준은 국가 공인기준보다 엄격하다.

최대 140kg 무게의 6각 원통형 롤러가 분당 15회 속도로 10만번 이상 구르며 매트리스 원단 훼손, 스프링의 휘어짐 등 손상도를 관찰하는 '롤링 테스트'를 거친다. 매트리스 특정 한 부분을 100kg의 무게로 8만번을 두드려 해당 부분의 손상도를 확인하는 국내 기준 'KS 내구성시험'도 진행한다.

100만번 이상 반복적으로 스프링을 위아래로 압축해 스프링의 내구성을 확인한다. 33개 센서를 부착한 마네킹으로 매트리스 소재와 조합에 따른 통기성과 보온성을 최적화하는 연구 역시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품질은 고객과의 약속이다. 세계에서 최고 원부자재를 구해 할 수 있는 모든 시험을 한다." 안 대표의 품질에 대한 고집은 시몬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개발하고 관련 특허 획득으로 이어졌다.

이런 노력으로 획득한 난연특허를 경쟁사들에게도 공유할 계획이다. 그는 "안전한 제품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다른 회사들이 요청한다면 난연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우선 경영으로 가치 높여 = 최고 품질에 더해 '동반상생'과 '사람우선 경영'은 시몬스침대 가치를 높여준다

'시몬스맨션'은 상징적인 상생정책이다. 시몬스맨션은 본사가 임대료, 관리비, 인테리어 비용, 진열제품, 매장 홍보 및 마케팅 비용 등 매장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100% 지원하는 매장이다. 맨션 한 매장당 5억원 정도 투입되는 비용을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

시몬스의 위탁대리점 성격으로 상권재배치 전략과 맞물려 있다. 기존 대리점을 핵심상권으로 이전하면서 대리점주는 비용에 대한 걱정없이 핵심상권에서 매장운영과 제품판매에만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 현재 운영 중인 시몬스맨션은 대형가전매장, 대형마트, F&B 브랜드들이 밀집한 고급상권에 들어서 있다.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부터 2021년 2년간 매장수는 250여개에서 150여개로 100여개 줄었지만 매출은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점당 월평균 매출도 6000만원대에서 1억8000만원대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시몬스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도 채용을 늘렸다. 직원은 지난 5년간 (2017~2022년) 270여명에서 630여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임직원 평균연령 역시 34세로 젊다.

안 대표는 "지난 20여년 간 시몬스를 이끌며 함께하는 사람들의 성장으로 인해 나와 회사도 성장했다"며 "사람이 곧 회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 때 대리점주와 위탁판매 대행자를 위해 총 10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안 대표 연봉으로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매년 이천지역 농민이 생산한 농특산물을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을 진행하고 있다.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 소아청소년 환우를 지원하고 소방관들을 위해 난연매트리스를 기부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주변 생각" = 안 대표는 성공한 2세 경영인으로 꼽힌다. 침대업계 대부로 통하는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차남이다. 대학 졸업 후 1998년 시몬스 기획실 실장으로 입사해 2001년 시몬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대표이사 취임 후 20년간 매출이 11배 이상 커졌다.

특히 침대에 진정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뭐든 끝까지 해보는 성격이다. 집착일 정도로 제품에 빠져드는 것도 성격 덕이다. 침대는 삶의 질과 밀접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가 평소에 강조하는 '업의 진정성'이다.

"내년에 더 힘들거라고 한다. 기업은 좋을 때도 안좋을 때도 있다. 어려울수록 주변에 인색하지 않으려고 한다." 시몬스와 안정호 대표는 품질과 상생으로 침대업계에서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