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공공임대주택 예산삭감 안된다

2022-11-30 11:03:39 게재
2023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앞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공공임대주택도 그중 하나다. 정부가 관련예산을 전년대비 5조7000억원 줄인 것이다. 비율로 보면 거의 1/3(28.2%) 수준이다. 공공임대주택 13개 사업 중 통합공공임대사업과 전세임대경상보조를 제외한 모든 사업 예산을 줄였다. 반면 분양주택 예산은 3163억원에서 1조3955억원으로 1조792억원 확대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 주택 등 윤석열정부의 공공분양주택 확대공급을 위해 공공임대 예산을 줄였다고 거세게 비판한다. 현재 시민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공공임대주택 예산삭감을 막기 위해 한달 넘게 농성중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주택기금 예산 감소는 공공전세 한시사업 종료와 영구·국민·행복주택 투자 등 건설형 임대주택 물량의 자연적 감소가 주된 원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급기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는 16일 공공임대 출자사업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증액한 내년도 예산안을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4일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이 예산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남았다. 예산증액이어서 정부 동의도 필요하다.

우리 헌법(35조)은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대표 정책이 공공임대주택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역대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전 문재인정부도 관련예산을 2017년 7조8000억에서 2022년 20조5000억원까지 꾸준히 늘려왔다.

그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부족한 편이다. 2020년 현재 173만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 수준이다. 네덜란드(32%) 오스트리아(23%) 덴마크(19%) 스웨덴(18%) 영국(18%) 등 유럽국가와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임대기간 20년 이상 장기공공임대주택(전세임대 제외)은 119만채로, 전체주택(2167만채)의 5.5%에 불과하다.

아직도 전국의 약 86만가구는 '지옥고'(지하 옥탑방 고시원) 거주 등 주거빈곤 가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공공분양을 통해 내집 마련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공공임대 희생 위에서라면 용납하기 어렵다. 공공임대는 내집 마련의 꿈은 멀지만 맘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원하는 주거빈곤 계층의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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