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자동차만큼 중요해진 주차장

2022-12-06 10:58:39 게재

CNBC "태양광주차장 각광"

향후 수년간 에너지 전환을 겪을 분야는 자동차업계뿐 아니다. 전기차 충전 수요가 커지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절실해지면서 태양광 주차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주차장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위해 추가로 부지를 개발할 필요 없이 기존 부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며 태양광 발전 설치가 쉽고 개발 비용이 낮다. 사진 환경운동연합 제공


5일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달 법 제정을 통해 80개 이상 면적을 가진 주차장이 향후 5년 내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400면 이상의 대형 주차장의 경우 3년 내 주차장의 절반 이상의 면적을 태양광 패널로 가려야 한다.

미국 인프라 컨설팅 기업 에이콤(AECOM)의 부사장 빌 애볼트는 CNBC에 "프랑스를 시작으로 많은 나라들이 태양광 주차장을 의무화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주 정부와 기초단체 정부들도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법안을 꺼내들었다. 미 연방정부는 기후변화 대처 기술을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에 기반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내놓은 상황이다.

미국의 백화점, 할인점 체인들은 태양광 시설 프로젝트를 속속 계획하고 있다. 타겟은 올해 초 캘리포니아 매장 1곳의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홈디포는 2030년 자사 모든 매장의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2040년을 목표시한으로 잡았다.

애볼트 부사장은 "신재생에너지 강화를 약속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투자가 이뤄지면서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 비용 효율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태양광패널 설치비용은 지난 10년 간 60% 이상 인하됐다. 애볼트 부사장은 "태양광 비용 곡선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민간투자가 보다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기업 'CBRE'는 신재생에너지 기업 '앨터스 파워'와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은 포천500 소속 기업들에게 태양광 프로젝트를 전파하고 있다.

앨터스 파워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라스 노렐은 "주요 기업들의 우선순위는 탈탄소나 에너지 효율성, 에너지 회복탄력성"이라며 "가장 좋은 해법은 건물부지에 청정에너지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가 됐다. 노렐 CEO는 "가족이 운영하는 소기업들이 '월마트나 이케아, 아마존처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가' 묻는다. 우리의 대답은 거의 모든 경우에 '예스'(Yes)"라고 말했다.

태양광 패널의 주요 설치 장소는 건물과 주차장 등의 지붕이다. 특히 주차장 지붕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한 반대는 거의 없다. 공간효율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노렐 CEO는 "대부분의 공동체가 건물이나 주차장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안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 간 상업용 건물 주차장에 대규모 태양광 시설이 구축되고 있다. 2018년 매사추세츠와 매릴랜드 등 미국의 주정부들은 태양광 주차장을 유도하기 위해 속속 인센티브 정책을 채택했다.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갖추고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25만달러까지 지원한다.

대형마트 등 상업용 소매센터와 물류기업 건물은 태양광 패널 설치에 최적화된 곳들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동시에 거대한 주차장을 갖췄다는 특성을 가졌다. 따라서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쉽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주요 상업용 건물에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면 고객들에 대한 혜택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말 기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4.5%(63만대)에 달했다.

그와 동일한 상황이 물류집산지와 창고에도 적용될 수 있다. 노렐은 "트럭들은 물류집산지에 모인다. 물류집산지에 태양광 시스템이 구축되고 충전기가 구비된다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