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음악' 문화도시에 날개를 달다
도봉구 젊은 창작자 활동거점 탈바꿈
서울아레나 눈앞, 산업생태계 활성화
오언석 서울 도봉구청장이 엘피판 이야기를 꺼내자 청년 기획자들 눈이 반짝인다. 평균 구매가며 가장 아끼는 음반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지난 10월 창동 일대를 달궜던 특화 음악행사 '오픈창동 주간(OPCD WEEK)'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신진 음악인 성장을 지원하는 청년 기획자들이 기획·진행한 잔치였다. 음악으로 뭉친 청년들과 젊은 구청장은 내친 김에 '치콜(치킨+콜라)'을 매개로 창작·산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13일 도봉구에 따르면 창동 일대가 청년 창작자들 활동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25년 선보일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에 앞서 창동역 인근에 공공형 스튜디오와 사무공간을 마련,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구 관게자는 "음악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을 위한 활동공간을 제공, 지역으로 유입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공공형 스튜디오 '이음'과 공유 사무실 '공음'이 중심에 있다. 일대 도시재생 마중물 역할을 하는 거점시설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오언석 구청장과 청년기획자들이 만난 이음은 창동역 서편 근처 먹자골목 지하에 자리잡고 있다. 폐업한 노래방을 인수해 공동창작과 음원 녹음·제작, 휴식과 협업 공간으로 꾸몄다. 민간 기업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공동 음원창작 방식을 접목, 누구나 협업할 창작자를 찾고 활동 기회를 확대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철길 건너편 동쪽에 자리잡은 공음은 기획자 영상제작자 등 음악산업 분야 지망생들을 위한 활동공간이다. 영상물 제작과 작업, 운영·기획인력 사무 등을 위한 공간과 공용 회의실이 구비돼있다. 기획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유명 음향기술자를 초청한 세미나, 홍보물 제작 지원 등이 이뤄진다.
여기에 기존에 구축한 각종 문화상품 판매·전시가 이뤄지는 '플랫폼 창동 61'과 창작공간 '오픈창동 스튜디오'. 청년 활동거점 '무중력 지대'가 연계된다. 음악 관련 기획부터 제작, 유통·마케팅과 공연·전시·판매 즉 소비까지 단계별 음악산업 생태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낙후된 기성 시가지가 청년활동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일대는 문화 분야 신경제를 이끌어갈 거점이 되어가고 있다. 청년 음악창작 경연대회와 청년 음악인 네트워킹에 합류한 청년 가운데 인근 청년은 절반이 안되는 45%였다. 나머지는 강남지역(25%)과 경기·인천(22%) 등이었다.
도봉구는 특히 민선 8기 들어 처음 시도한 지역특화 음악행사를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신진 예술인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 기성 예술인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과 예술인 업계가 교류하는 지역 대표 축제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뮤직 페스티벌'처럼 산업연계형 축제로 확대되면 경제적 효과까지 기대된다. 음악으로 시작해 영화와 정보통신기술 분야까지 아우르는 이 잔치는 2018년 기준 약 3857억원 상당 유·무형 경제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청년 음악인들이 자유롭게 재능을 펼치고 도봉이 청년들에게 기회의 도시가 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