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드 코로나 시작 … 여행·관광산업 '활력'

2022-12-13 11:17:12 게재

이동성 지수 개선, 항공편 예약 급증 … 지방정부 '소비 바우처 출시' 내수 확대 노력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따라 중국내 여행산업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작자치현의 한 스키 리조트 모습. 11일부터 이 지역에서 제2회 눈과 얼음 관광 축제가 시작됐다. 신화=연합뉴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관영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해 지난 주말 베이징의 두 국제공항의 항공편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위드 코로나로 여행 부문이 강세를 보이며 궁극적으로 전면 재개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 검사 요구사항과 지방간 여행 제한을 해제함에 따라 지난 주말 베이징의 항공편수는 2019년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70%까지 회복됐다.

에버브라이트 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의 이동성 지수는 전주 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배리플라이트는 6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전국 국내선 운항편수가 지난 9일 5800편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방역 요건 완화를 포함해 총 30개의 조치를 발표하면서 지난 3년 동안 시행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선회한 데 따른 것이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다시 문을 열어 국내 거주자들의 해외여행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이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많은 국가에 긍정적인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우선순위는 내수 진작인데, 해외여행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당장 문을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실제 광둥성의 선전과 광저우, 하이난의 하이커우 등 많은 지방정부들은 쇼핑 바우처를 내놓는 등 내수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중국 국경이 언제 다시 열릴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개방은 지역 경제, 특히 상품 수입과 여행 서비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광범위한 국내 재개가 이뤄지면 중국의 민간 소비가 급격히 증가해 상품 수입이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홍콩,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가 중국 상품 수입 증가로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최종적으로 재개를 완료하면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홍콩과 태국에 가장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콩과 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중국인들의 관광 수요가 매우 높은 곳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레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중국이 국경을 다시 여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홍콩과 태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문제는 여행이 얼마나 빨리 시작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면서 "국경이 다시 열리더라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항공사의 수용능력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대부분의 수혜는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공급망이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재개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는 동안 수요가 고르지 않게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주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이 해제되면 소비자 지출 패턴이 결국은 정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감염 위험이 높아져 대면 소비는 몇달간 침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당국이 도시나 항구를 봉쇄할 가능성은 적지만 코로나가 처음으로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일부 기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쉬톈천 이코노미스트는 초기 중단 이후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 경제는 몇달 후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쉬톈천은 지역 경제에 대한 연쇄 효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주목했다. 그는 "경제 재개로 중국의 석유 수요가 반등함에 따라 연료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면서 "이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투입 비용이 높아지고 생활비가 상승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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