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부 못가는 심해 작업, 로봇이 척척

2022-12-19 10:46:52 게재

레드원테크놀러지, 국내 개발 수중로봇작업 확대 … 해양과기원 기술 이전 받아

레드원테크놀러지의 수중경작업용 로봇 '우리-엘'(URI-L)은 지난달 서태평양 괌 북동부 해역에서 해면 바다나리 산호 거미불가사리 등 다양한 생물자원들을 채취했다. 흙이나 모래 등 해저 지질시료들도 육지로 가져왔다.
레드원테크놀러지의 수중작업로봇 '우리-엘'이 로봇팔을 이용해 해저생물자원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 레드원테크놀러지 제공


지난해 5월에 이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진행하는 연구작업에 투입된 것이다.

박용구 레드원테크놀러지 책임연구원은 지난 16일 "그동안 잠수부가 들어갈 수 없는 수심의 바닷속 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 했지만 수중작업로봇이 할 수 있게 됐다"며 "수중작업로봇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민간기업에서도 작업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엘'은 수중에서 작업하는 로봇팔이 두개다. 육상이나 해상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작업을 지시한다. 로봇과 작업지시실은 케이블로 연결돼 있다. 물속은 전파가 통하지 않아 케이블을 통해 명령을 전달한다. 모선이 움직이면서 작업할 수 있어 수중로봇 작업반경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

물 속에서는 장비 중량이 '0'에 가까워 해저지형의 경사도와 무관하게 작업할 수 있고, 볼트를 조이거나 푸는 미세작업도 할 수 있다. 집게기능과 흡수기능도 모두 갖췄다.

박 연구원은 "지난 8월 수심 700m에서 발견한 계란 크기 정도의 알도 깨뜨리지 않고 '우리-엘'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레드원은 해양과기원이 개발한 '우리-엘'에 대한 기술을 2019년 이전받은 후 작업 이력들을 계속 쌓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 개발한 수중로봇에 대한 신뢰가 축적돼 있지 않아 비싼 가격을 들여 외국장비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엔 울릉도 앞 수심 100~300m에 설치된 해양심층수 관로 검사작업을 마쳤다. 레드원에 따르면 해양심층수 수중 관로에 문제가 생기면 관을 육지나 해상으로 꺼내서 정비해야 하는데, 그동안 관을 설치한 이후엔 보수·정비작업을 한 경우는 없었다.

레드원은 제주도 앞 바다에 설치돼 있는 전기케이블 검사도 시도했지만 아직 성사되진 않았다. 작업을 하다 케이블을 잘못 건드리는 등 사고가 날 위험 때문에 담당 공기업에서 의뢰를 꺼렸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울릉도 해양심층수 관로 검사는 레드원과 한국의 수중로봇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며 "우리는 외국장비 사용료에 비해 절반 수준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엘'은 2020년 부산 광안대교 교각 하부구조물 조사도 마쳤다. 수심 20~30m에 교각 보호용으로 기둥마다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사석을 교각보호용으로 세워놓았는데, 조사결과 이들은 분산돼 떨어져 있었다. 작업결과는 부산항만공사에 제출했다. 해양과기원과 함께 '우리-엘'을 개발하던 2018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의뢰를 받아 동해가스전 폐광구 상태도 조사했다.

'우리-엘'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2022년도 혁신제품'으로도 지정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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