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로 운전대 제어하는 '바이와이어' 곧 상용화

2022-12-26 10:54:55 게재

한국자동차연 보고서

기계식연결 없애

자동차의 전동화·자율주행 흐름에 발맞춰 조향과 제동 분야가 전자식 제어방식, 이른바 '바이 와이어'(by-Wire) 시스템으로 조만간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6일 '완결을 향해 가는 바이 와이어로의 진화' 보고서에서 "과거 자동차에서 큰 힘이 요구되는 부분은 기계적 연결과 유압장치가 활용됐지만 최근 반도체와 통신 기술 발달에 따라 전기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변화 핵심은 기계적 연결을 전기 요소로 대체한 바이 와이어 시스템으로, 이는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고, 경량화·소형화에 유리하다는 특징을 지녔다. 변속 레버와 변속기를 전기신호로 연결한 것이 바이 와이어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넓은 범주로는 서스펜션(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탐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의 전자식 댐퍼(진동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도 여기에 포함된다.

보고서는 과거 전자식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던 조향과 제동 분야에서도 최근 바이 와이어의 상용화가 임박했다고 내다봤다.

특히 '스티어-바이-와이어'(SbW)와 '브레이크-바이-와이어'(BbW)는 상용화가 가장 유력한 분야로 꼽힌다. SbW는 스티어링 휠(차량의 바퀴는 좌우로 움직여 진행방향을 바꾸는 데 쓰는 원형 조향장치)과 랙(자동차에 물건을 싣거나 수납하기 위한 용도로 장착하는 용품) 사이 기계적 연결을 제거한 것이다. BbW는 제동에서 유압을 완전히 배제했다.

일본 도요타와 렉서스가 전기차인 BZ4X와 렉서스 RZ에 SbW의 탑재를 확정했고. 테슬라도 조만간 SbW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와 만도 보쉬 콘티넨탈 히타치 등 글로벌 부품기업들도 SbW나 BbW의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SbW는 불필요한 기계식 연결을 없애 전기차의 실내거주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BbW는 전반적 설계에서 이질적인 유압 장치를 제거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보고서는 두 시스템이 전기차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주행 관련 서브 시스템을 모듈화해 차체 하부(또는 차대)에 통합한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유압장치 등을 제거해 구조를 단순화하고, 플랫폼 위로 운전과 관련되는 부품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바이 와이어 시스템이 도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두 시스템은 기능 안전·소비자 수용성 측면의 보완점이 남아 있지만 맞춤형 제조 방식을 지향하는 완성차 기업의 의지로 수년 내 보편화될 것"이라며 "현대차 등의 로드맵을 고려할 때 2025년 전후로 양산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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