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호중 대한LPG협회장

"서민 대표 에너지원 LPG, 탄소중립에 역할"

2023-01-02 10:48:21 게재

수소경제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사진 이의종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는 모두 중요한 문제입니다. 발상의 전환만 한다면 액화석유가스(LPG)가 이 두 주요 과제를 달성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해도 하나의 에너지원만 쓸 수는 없어요."

2022년 12월 21일 서울 사당동에서 만난 이호중(사진) 대한LPG협회장은 LPG라고 해서 무조건 반환경적이라는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인 건 맞지만 당장 100% 전환은 불가능한 만큼 온실가스 배출은 종전보다 줄이면서 현실적인 문제를 보완할 만한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003년 문을 연 대한LPG협회는 LPG보급 활성화와 LPG자동차 기술 개발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을 목표로 한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게임체인저'

"수소는 미래를 위한 필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죠. 이러한 과도기에 LPG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예로 LPG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는 융합충전소 구축도 가능해요. LPG충전소를 부족한 전기·수소 충전 인프라로 활용할 수도 있죠."

이 협회장은 노동자나 어린이 건강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유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에 노출될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게차 등 건설기계들을 전기차로 전환하기에는 현시점에서는 무리가 있어요. 이러한 부분을 LPG로 대체하면 대기오염 문제를 줄이고 노동자들의 건강까지 보호할 수 있죠. 미래세대인 어린이 건강에도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어요. 2020년 말 기준 경찰청에 등록된 어린이 통학차 8만3000여대 중 경유차 비중은 88%에 달합니다. 경유차 배기가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여타 미세먼지보다 건강 위해도가 매우 높죠. 특히 어린이 통학차의 경우 어린이 승하차 등으로 정차시간이 길고 공회전이 많아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 협회장은 LPG추진선박으로 항만 지역 미세먼지 저감에도 역할을 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4년부터 5등급 경유차의 항만 출입제한이 시작된다. 게다가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모든 선박에 대해 황산화물(SOx)함유 비중이 0.5%(m/m)이하인 연료를 사용하도록 했다.

"LPG추진선박은 종전 벙커C유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80% 이상 적어요. 또한 가스체 연료 특성상 선박 연료 유출 등 대규모 해양오염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죠. 연료 수송과 저장이 용이해 △트럭에서 선박으로 연료 공급(TTS) △선박에서 선박으로 연료 공급(STS) 등 유형별로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독립에너지원으로 LPG역할 명시 필요"

이 협회장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두해 투자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므로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올해 국내 최초로 LPG선박 건조가 이뤄집니다. 그만큼 뜻깊은 해로 책임감 또한 무겁습니다. 게다가 협회는 2016년부터 현대자동차·기아와 함께 신형 LPG엔진 기술이 적용된 LPG 직접분사(LPDi)트럭 개발 사업을 해왔어요. 디젤 트럭과 동급의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LPDi트럭이 출시된다면 트럭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협회장은 LPG가 대표적인 서민 연료인 만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방안도 모색할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LPG가 중간다리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첫 단추부터 제대로 채울 계획이다.

"독립에너지원으로 LPG의 역할을 명시해야 분산형 에너지원이라는 장점을 살려 LNG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 2003년부터 LPG를 에너지기본계획에 1차 에너지원으로 명시하고 에너지 안보 대응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죠. 앞으로 LPG가 국가에너지 안보와 함께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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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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