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우울한 새해맞이' … 테슬라 12%↓
애플, 시총 2조달러 붕괴
경기침체 우려 고조에
안전자산 오르고 유가 급락
미국 뉴욕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에도 우울한 출발을 보였다. 중국공장 생산 차질, 아이폰 판매 둔화 우려에 애플 주가는 4% 가까이 떨어졌고,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2% 넘게 폭락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3.7% 떨어진 125.07달러에 거래를 끝내 시가총액이 1조9900억달러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 시총이 2조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공장 생산 차질에 따른 아이폰 판매 둔화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애플이 올해 첫 거래일에 시총 2조 달러를 지켜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2조달러 선을 내준 이후 애플은 시장가치 2조달러를 유지한 유일한 기업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2020년 8월 처음으로 2조달러 고지를 돌파한 애플은 지난해 1월에는 잠시 3조달러 선을 상회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65% 폭락했던 테슬라는 새해에도 매도 주문이 이어지며 장중 14% 넘게 추락한 뒤 12.2% 떨어진 108.10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년 전기차 인도 실적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테슬라의 2022년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였으나,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 미달했다. 작년 4분기 인도량(40만5278대)도 월가 예상치(43만1117대)를 밑돌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 현황 발표 이후 월가 투자기관 가운데 최소 4곳이 목표주가와 향후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빅테크 대장주 애플과 전기자동차 세계 1위 업체 테슬라의 부진은 뉴욕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36포인트(0.40%) 떨어진 3824.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50포인트(0.76%) 떨어진 10386.9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3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다 막판에 하락분을 거의 만회했지만, 결국 10.88포인트(0.03%) 내린 33136.37에 장을 마감했다.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새해에도 여전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당분간 계속될 예정인 가운데 이로 인해 결국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바수크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서 "경기침체적 환경이 새해에도 기술주에 추가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2로 전월(47.7)보다 떨어져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경기침체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경기침체 염려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은 오르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원유 가격은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 상승했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역시 온스당 1.1% 오른 1846.1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작년 6월 16일 이후 최고가 마감이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3.33달러) 급락한 76.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