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연재해 대비 '보험격차' 심각

2023-01-13 11:21:14 게재

지난해 홍수 피해액의 6%만 보험 가입돼

"심각한 자연재해 대비해 재정예산 늘려야"

지난 5월 중국 남부를 강타한 홍수는 지난해 발생한 전세계 자연재해 중 5번째로 큰 규모였다. 하지만 보험으로 보상되는 손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엄청난 보험 격차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6월 21일 중국 중부 장시성 상라오 지역이 폭우로 침수된 모습. AFP=연합뉴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재보험사 뮌헨 리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5~6월 중국 광둥성, 광시성, 푸젠성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홍수로 약 50억달러(약 6조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 가운데 보험에 가입된 금액은 6%에 불과한 3억달러(약 3700억원)였다고 밝혔다. 중국의 보험 수준은 지난해 심각한 자연재해를 겪은 미국, 일본, 호주 등 다른 주요국보다 낮았다.

지난해 전세계 자연 재해로 인한 전체 손실은 약 2700억달러(약 336조원)로 지난 5년 평균에 근접했으며, 보험으로 보상받는 손실은 5년 평균인 970억달러(약 121조원)를 크게 상회해 지난해 약 1200억달러(약 149조원)에 달했다.

뮌헨 리의 토마스 블랑크는 "기후 변화는 점점 더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발생한 자연재해 계수는 더 심각하거나 더 자주 발생하는 사건에 의해 정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내용이 모두 적용된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이안은 2022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쿠바 서부와 미국 남동부를 휩쓸며 150명의 사망자와 1000억달러의 손실을 낸 2022년 최대의 자연재해였다. 그러나 손실액 중 600억달러는 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그 뒤를 이어 6월부터 10월까지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홍수로 1740명이 사망하고 총 15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보험에 가입된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뮌헨 리는 전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은 약 700억달러로 증가했지만 보험으로 보상받은 금액은 약 90억달러에 그쳤다. 일본과 호주가 가입한 대형 보험을 제외하면 아태 지역의 보험 격차는 최대 97%까지 늘어난다. 이에 대해 뮌헨 리 아킴 카소는 "일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자연 재해로 인한 손실에 대해 보험 대비가 거의 돼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카소는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재해가 더 심해짐에 따라 자연 재해의 재정적 충격으로부터 사람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흥 국가에서 더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농업 부문은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홍수에 더해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물부족과 농작물 흉작이 발생하기도 했다. 뮌헨 리에 따르면 농작물 수확 실패로 인한 손실을 포함한 피해는 수십억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뮌헨 리의 중국 농업 담당인 벤리 저우는 향후 발생할 더 빈번하고 심각한 자연재해로부터 농업인들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더 많은 농업생산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재정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업인들의 경제 문제로 인해 중국의 농업보험은 보험료의 약 70%를 정부가 지불한다. 현재 종자, 토지 임대료, 인건비와 같은 생산비용의 40%만 보상하는 기본 보험이 중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작물 보험 상품이다.

저우는 "최근 몇년 동안 중국에서 악천후와 자연 재해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농업보험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 예산을 승인했을 뿐만 아니라 보험 보상한도가 생산비용의 100%로 상향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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