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단 강화·고교생 주력 … 진화하는 서울런

2023-01-26 12:10:57 게재

서울런 멘토단 규모·역량 큰 폭 확대

사회공헌 인정, 멘토단 수준 향상 기대

서울런이 멘토단 역량 강화와 고등학생 중심으로 타겟을 분명히 하는 등 진화를 시도한다.

서울시는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확대 운영되는 '서울런 2.0' 추진에 발맞춰 서울런 멘토단 700명을 모집한다고 26일 밝혔다. 만 39세 이하 전국 대학(원)생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다음달 8일까지 소속 대학 장학담당 부서를 통해 모집한다.

서울런을 수강하는 학생들과 이들에게 학습·진학·진로 상담을 해주는 대학생 멘토들이 멘토링을 진행하는 모습.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학생들 얼굴을 가렸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런 멘토단은 서울런 참여자들이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체계적인 학습을 지도하는 '코치'와 학교생활 진로 진학 등 고민을 함께 나누는 '상담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런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온·오프라인으로 필요한 학습과정을 추천·계획하고 이해도를 체크하는 등 학습관리에 주력하되 진로와 진학에 관한 고민도 함께 나눈다.

서울시가 규모와 역량 확대 등 멘토단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멘토링이 학습성과 향상에 핵심적인 요소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기반 학습 시 부족한 자기주도성과 지속성을 극복하고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데 멘토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이 수강생과 멘토단 모두에게 확인됐다.

서울런을 수강 중인 이가람(가명·학교밖 청소년)씨는 "불가피하게 학교를 그만두게 된 후 어디서부터 나아가야할지 막막했는데 그때 서울런을 알게 됐다"며 "교대에 다니는 멘토 선생님을 통해 수험생활에 필요한 마음가짐, 수학공부의 중요성 등 인터넷으로는 접할 수 없는 진솔한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멘토단 규모 뿐 아니라 수준 향상이 기대되는 것은 교육사업이 지닌 사회공헌 성격 때문이다. 서울런은 일반 사교육 기관이 아닌 공공이 주도하는 교육복지 사업이라는 측면 때문에 멘토단 지원 대상인 대학생들 사이에서 의미있는 취업 스펙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런 멘토로 활동하다 지난해 하반기 SK하이닉스에 입사한 최성희(27·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졸업)씨는 "서울시라는 공공기관에서 수행한 멘토링 활동이 취업 과정에서 실제 도움이 됐다"면서 "돈만 생각한 다른 아르바이트와 달리 후배 고등학생들 학습과 진학, 진로 고민을 도와줬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런 멘토단 활동에 대한 대학생들 관심 증대는 지원자 숫자 증가를 불러오고 이는 양질의 멘토단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서울런 멘토링을 내실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장기 활동(9주 이상) 멘토에 대한 가산금 뿐 아니라 고등학생 멘토링에는 인센티브 제공, 취약계층 대학생 멘토들에게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활동비를 확대한다.

또 기존 서울런 회원이 멘토단에 지원할 경우 선발 가산점을 부여해 서울런 멘티가 대학 진학 후 멘토로 활동할 수 있도록 순환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런의 사업 방향을 정립해가는 일에도 힘을 쏟는다. 출발 당시 서울런은 저소득층에 교육 기회를 제공, 계층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이른바 '교육 사다리'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표방했다. 하지만 초중생 학습, 성인들 평생학습 등이 한꺼번에 강조되면서 정체성 확립에 혼선을 겪었다. 교과목 학습용 콘텐츠만 강조된 것도 부정적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 사교육 기관들이 다 하고 있는 활동을 굳이 서울시가 할 이유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멘토링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서울런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수강생과 멘토단 모두에게 만족할만한 평가가 나오면서 서울런이 일반 온라인 교육 콘텐츠와 구별되도록 만들어주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한다.

고등학생 멘토단을 특히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학습과 진학, 진로 고민이 심화되는 고등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집중해서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 아울러 성과도 보다 빨리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링 시간을 주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고 다양한 멘토단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것도 관련 준비의 일환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런 2.0의 핵심은 양보다 질"이라며 "단순히 수강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학습과 멘토링의 수준을 끌어올려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서울런을 통해 인생이 바뀐다면 성공이다'라는 출발 정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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