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데 내·외국인 차별 안되죠"
안산시, 외국인아동 보육지원 앞장
올해부터 연장 돌봄 보육료도 지원
16일 오후 2시 경기 안산시 원곡동 근로복지공단 안산어린이집에서 만난 김 모(34·중국)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8)과 5살짜리 딸을 키우고 있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김씨는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2018년부터 안산시가 외국인 아동들의 보육료를 지원해주기 시작해 육아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맞벌이 하는 이웃들은 올해부터 연장보육료까지 지원받게 됐다며 좋아하더라"며 "코로나19 사태 때 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외국인에게 생활지원금을 지원해주는 등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다문화도시인 안산시가 내·외국인 간 차별 없는 보육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 최초로 외국인 아동(0~5세)의 어린이집 보육료를 시 자체예산으로 지원한데 이어 올해부터 연장 보육료를 추가로 지원한다.
안산시는 지난 2018년부터 외국인 아동이 어린이집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보육을 받을 경우 0~2세는 월 24만2000원, 3∼5세는 24만원의 보육료를 지원해왔다. 안산에 체류지 등록 후 90일이 초과한 어린이집 재원 외국인아동이 지원대상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2311명의 외국인아동이 보육료를 지원받았고 41억8000여만원이 소요됐다. 올해부터는 경기도도 3~5세 외국인아동 보육료 지원에 나서 지원금액이 26만2000원으로 늘었다.
안산시는 맞벌이가 많은 다문화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억8000만원을 투입, 올해부터 외국인 아동 연장보육료도 지원한다. 연장보육은 오후 5시부터 7시 30분까지 추가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원 금액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0세 아동은 시간당 3000원, 1~2세 아동은 2000원, 3~5세 아동은 1000원, 장애아의 경우 3000원을 각각 지원한다. 연장보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아동 15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외국인아동 연장보육료 지원은 민선 8기 이민근 안산시장의 공약사업이다.
이처럼 안산시가 외국인 아동의 보육료 부담을 덜어주면서 안산으로 이사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안산시의 외국인아동 보육료 지원대상은 2019년 1605명에서 지난해 2014명으로 400명 넘게 늘었다. 근로복지공단 안산어린이집에서 만난 김씨는 "서울 구로에 살던 친구도 안산시의 지원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2~3년 전에 안산 상록구로 이사했다"며 "경제적인 지원과 함께 안산에서는 외국인이라서 차별 받는다는 생각보다 배려하고 존중받으며 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형양 근로복지공단 안산어린이집 원장은 "안산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다가 다른 도시로 이사 간 외국인 학부모님이 당황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내외국인 아동에 대한 차별을 없애려는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고 말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내·외국인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도시 위상에 걸맞게 차별 없는 보육기반을 마련하고 안전한 보육환경을 조성,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 정착을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