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가로등·CCTV'귀갓길 안전 지킨다

2023-02-22 10:36:51 게재

강남구 주택가에 '스마트 보안등'

모니터링 요원이 이동동선 추적도

"웨엥~ 웨엥~"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지구대 2층. 한 컴퓨터 옆에 놓인 경광등이 깜빡이면서 경보가 울린다. 컴퓨터 화면에는 '긴급상황'이라 적힌 빨간 창이 뜬다. 글자를 누르면 긴급상황에 처한 주민 이름 전화번호와 함께 현재 위치가 표시된다. 24시간 내내 강남 곳곳을 비추는 카메라 7243대를 살피는 통합관제센터 풍경이다. 같은 시간 컴퓨터 화면에 표시된 지역에 위치한 가로등이 깜빡인다. 고장이 아니라 가까이 위기에 처한 주민이 있다는 의미다.
강남구가 여성 1인가구가 많은 동네에 똑똑한 보안등을 설치, 귀갓길 안전을 한층 강화했다. 사진 강남구 제공


22일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늦은 밤 주민들 귀갓길 안전을 지키는 보안등과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이 한층 똑똑해졌다. 위급한 순간에 휴대전화를 흔들면 보안등이 깜빡이는가 하면 통합관제센터에서 위치파악 시스템(GPS)으로 동선을 파악해 주민이 안전하게 귀가하는지 살피기도 한다.

신개념 보안등을 설치한 곳은 논현1동 일대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고 골목길은 좁고 어둡다. 전체 주민 가운데 22%가 여성 1인가구라 야간에 불안감을 느낀다는 호소가 많다. 동네 특성과 민원 등을 종합해 봉은사로1길에서 학동로18길까지를 우선 설치 대상으로 정했다. 서울시에서 4억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0.7㎢ 권역에 설치한 '스마트 보안등'은 총 510개. 근거리무선통신망에 기반한 사물인터넷 신호기가 각 보안등에 부착돼있다. 서울시 '안심이 앱'과 연동해 작동한다. 골목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경우 앱이 켜진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흔들면 강남구 통합관제센터와 인근 경찰 지구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과 지구대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 보안등은 계속 깜빡인다. 주변을 지나는 행인이 위험상황을 감지하는 건 물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신속하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관제센터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깜빡임을 멈추도록 조치한다.

보안등은 스마트정보과 정보통신실과도 연동돼있다. 고장나면 이상신호가 전달되고 유지보수 업체에 자동으로 문자 알림이 간다. 고장 없이 안전한 귀갓길을 지키는 셈이다.

안심이 앱과 연동된 '모니터링 서비스'를 신청해 활용하는 주민도 많다. 24시간 CCTV를 살피는 통합관제센터 모니터링 요원이 귀갓길을 지켜준다.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해당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위치를 추적한다. 목적지가 아닌 곳에 멈춰 5분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안전을 확인한다.

한층 똑똑해진 귀갓길 지킴이에 대한 주민들 호응이 크다. 논현1동 주민 박소영(33)씨는 한달에 한번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골이다. 그는 "야근하고 밤늦게 들어가는 경우 친구나 가족과 통화를 한다"며 "통화가 어려울 때 모니터링 서비스를 켜놓으면 조금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첨단기술과 함께 안심스카우트, 1인가구용 안심장비도 여성들 안전을 함께 지킨다. 논현1동과 논현2동 등 7개 거점에서 활동하는 안심스카우트 14명은 밤 10~12시에 집까지 동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심장비는 현관문 이중 잠금장치를 비롯해 바깥상황을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초인종까지 네종류다.

구는 올해 안에 논현1동과 환경이 비슷한 대치4동에 스마트 보안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CCTV를 확충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는 등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민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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