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회계개혁, 토큰증권 기획 눈길, 편집자 주 등은 신경 써야

2023-02-28 11:10:39 게재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새해 첫 정기회의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위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무역적자에 대해 우려하면서 수출부진과 환율불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한국경제 위험요인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주문했다. 또 권력구조 개편 등 정치개혁 과제에 대한 이슈 파이팅과 함께 힘 있는 현재권력에 대한 예리한 비판기사가 많이 실리길 기대했다. 난방비 인상 문제를 기후변화 대응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짚어보고 한국사회 문제가 압축돼 있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내일신문 2월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탈중국 선언이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 다각적 분석 필요

정세용 = 그동안 한국경제는 반도체와 조선 등 수출이 늘고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선진국이 됐는데 지난해 2월 이후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올해도 1,2월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를 꼽지만 우리가 탈중국 선언을 하면서 중국 수출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언론에서는 잘 부각시키지 않았는데 내일신문은 2월 1일자 '무역적자 127억 달러'와 3일자 '수출부진 무역적자 눈덩이' 기사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정부의 탈중국 선언이 한국경제 전체에 끼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현문학 = 덧붙이면 최근 미국이 중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제외하려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중국이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관세를 면제받아 전 세계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고 우리나라도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데 이 같은 이점을 활용해왔다. 중국이 개도국 지위를 잃으면 우리나라에도 큰 악재가 될 것이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동남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전기차나 배터리 경우 가장 큰 시장인 유럽은 접근을 못하고 미국에만 매달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이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포드가 전액 출자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중국이 교묘하게 미국 시장을 파고드는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차도, 배터리3사도 보조금도 못 받고 미국의 냉대를 받고 있는데 도대체 외교통상정책이 있는지 짚어봤으면 한다.

에너지 가격인상 기후위기 따른 불가피성, 국민인식 변화 필요성 냉정하게 정리 해야

임성진 = 난방비 인상은 진작 맞아야 하는 주사를 이제 맞느라 고생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언론은 폭등, 폭탄이라고 하고 정치권도 문제의 본질보다는 보조금 지급 등 정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너무 갑자기 올리면 문제가 있지만 좀 차분하게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에너지 요금 인상은 기후변화 측면에서 봐야 한다. 보조금을 지원하면 기후변화 대응 효과를 상쇄시켜 버린다. 화석연료 에너지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고,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냉정하게 정리해주면 좋겠다.

지난달 코트라와 공동으로 G20 국가별 시가총액 톱10 기업 조사를 했는데 글로벌 산업구조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실증자료가 될 것 같다.

2월 14일자 내일시론 '제왕과 팬덤에 무너진 정당'은 양 정당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냉정하게, 좋은 각도에서 쓴 글이다. 좀 더 과감하게 정치개혁 이슈를 치고 나갔으면 한다.

1월 30일자 지면에서 순환경제를 기획으로 다뤘던데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의 가치 사슬을 어떻게 순환경제에 맞게 할 것인가 고민할 수 있게 해 준 기사였다.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

우리나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도할 때 미국 시각을 많이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2월 8일자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 가능성 희박해진다'는 기사는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인상적인 글이었다.

정세용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통령과 용산에서 계속 개입하는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언론의 가장 큰 사명 중 하나가 힘 있는 현재권력에 대한 예리하고 과감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내일신문의 일련의 기사는 상당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경제권력, 시민권력까지도 예리하게 비판하는 기사가 많이 실리길 기대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왜 '중대하지 않은 처벌법'됐는지 분석해야

현문학 =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파동, 환율문제 등 새해 들어 중요한 경제 이슈를 잘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회계개혁과 토큰증권 기획기사가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쉬운 건 기획기사를 연재할 때 편집자 주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던데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작은 부분까지 신경써줬으면 한다.

2월 3일자 국민연금 개혁문제를 다룬 '보험료 인상 능사 아냐' 기획은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거나 연금 고갈이 우려된다는 식의 다른 언론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접근이었다. 계속 관심을 갖고 다룰 필요가 있다.

지금 수출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계속 적자를 내면 달러가 들어오지 않아 환율에 비상이 걸린다. 강달러가 국제공조로 균형을 잡고 있지만 한국만 유일하게 환율이 어려운 나라가 됐다. 한국 외환시장이 취약하다는 게 전 세계에 알려진다는 측면에서 수출문제를 봐야 한다. 관련해서 당국이 외환거래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고 하는데 사실 외환시장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후진국이다. 최근 '서학개미'라고 해서 해외주식을 많이 사는데 외환시장이 열리는 오후 3시30분 이후로는 바로바로 환전이 되지 않아 손해를 볼 수 있다. 수출에서 비롯된 환시장 불안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젊은 세대들의 자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런 큰 구조를 봤으면 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우건설이 울산에서 연대보증 섰던 440억원을 상환하고 주상복합 사업에서 빠져 나온 건 '미분양 리스크'가 한계에 와 있다는 신호다. 요즘 증권사들 PF를 많이 하는데 부실화되기 시작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는데 '중대하지 않은' 처벌법이 됐다. 왜 조사받은 기업에선 대기업이 다 빠졌는지, 왜 중소기업 사장들만 구속됐는지, 노동자들은 왜 아직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지 조목조목 분석을 해주면 좋겠다.

청소년 문제는 한국사회 문제 압축판 청소년 최근 이슈 다뤄 주기를

이현숙 = 상고제도 개선과 관련해 다른 신문과 달리 여러 꼭지로 상세하게 다뤄줘서 좋았다. 피해자 지원을 하는데 대법원 판례가 이상하게 나오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1월 25일자 '독일 위기징후와 대한민국, 슈퍼전환' 칼럼은 우리나라 상황을 독일과 비교했는데 세계 최악의 자살률, 초저출산이 한국의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 같다.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이 한국사회의 문제를 압축적으로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1월 26일자 '성별 근로공시제 단계적 도입 추진' 기사도 동일가치 동일임금제 등의 이슈가 나올 때 다뤄줘서 좋았다. 또 작년부터 정부가 비영리단체에 대해 회계감사 등 압박을 하고 있는데 2월 15일자 '민감한 회원 개인정보까지 요구' 기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시민단체 중에는 정리가 필요한 곳도 있지만 다른 의도가 있어서는 안된다. 계속 모니터링 해 달라.

청소년과 관련해 서울시 교육위원회에서 생명윤리조례를 만드는 등 과거로 후퇴하는 움직임이 있다. 최근 룸카페도 쟁점이 되고 있는데 차제에 청소년의 권리라든지, 우리사회가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등에 대해 짚어보면 좋겠다.

AI 구도 승부처는 하드웨어 우리가 설 자리는 '응용 분야' 강조 해야

이해성 = 2월 15일자에 도서정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이 실렸는데 반대 입장도 같이 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미국에서는 정가제로 했다간 시장교란행위로 처벌된다. 그런데 미국은 도매방식이어서 유통사가 출판사로부터 책을 다 사들여 유통사끼리 경쟁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책이 팔리면 수수료를 떼어주는 구조다. 미국과 공급모델이 달라 도서정가제를 하지 않으면 소형 서점 뿐 아니라 출판사도 타격을 입는다. 도서정가제 이면의 이런 산업구조 측면에서도 다뤘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 같다.

2월 8일자에 AI(인공지능)와 교육을 연계해서 쓴 '챗GPT가 부른 AI혁명, 인문계열로 확장' 기사가 실렸다. 현재 AI 구도를 보면 승부처는 하드웨어다. AI가 작동하려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막강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미국이 전 세계 하드웨어를 자기 앞으로 줄 세우고 중국 유입을 막으면서 사실상 승부가 난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비전이 남아 있는 건 응용 분야라는 점에서 'AI혁명, 인문계열로 확장'이라고 잡은 건 잘 한 것 같다. 기획이나 아이디어 면에서 인문계열이 훨씬 창의적인 경우가 많다. 다만 AI의 승부처인 하드웨어에선 이미 승부가 났고 우리가 설 자리는 응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내용은 없다.

AI 관련 학과를 소개하는 기사가 함께 실렸는데 원래 인공지능이 먼저 나온 학문이고 인공지능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도구가 컴퓨터다. 빅데이터 역시 통계학 보다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기술이 발전하면서 열린 분야인데 정리가 깔끔하지 못했던 것 같다.


2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장병호 외교통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