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지역관광

통영 디피랑에서 환상적인 야간 디지털 콘텐츠 즐겨요

2023-03-02 11:08:39 게재

야간관광 진흥, 지역 경제 활성화 새로운 방안 … 문체부 지난해 야간관광 특화도시 통영·인천 이어 올해 5곳 선정

25일 오후 7시 경남 통영시 남망산 공원 인근에 위치한 디지털 테마공원 디피랑.

디피랑은 남망산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양한 신기술융합콘텐츠로 관람객들을 사로잡은 야간관광지다. 이날 관람객들은 입장을 기다리며 이미 수십m 줄을 서있었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들은 물론 고령층,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온 관광객들까지 환상적인 디지털 콘텐츠에 감탄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1시간 남짓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25일 오후 7시 통영 디피랑에서 시민들이 야간 디지털 콘텐츠들을 즐기고 있다. 사진 이의종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신비로운 축제 = 디피랑은 '생명의 벽' '디피랑 산장' '이상한 발자국' 등 15가지의 다양한 코너로 구성된 총 길이 1.3km 정도의 디지털 테마공원이다. 야외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프로젝션 홀로그램 UV조명 등 각 코너마다 다른 신기술융합콘텐츠가 끊임없이 펼쳐지며 관람객들과 상호작용한다. 실내에 마련된 신기술융합콘텐츠 공간이 아니라 야외에서 길을 따라 걸으며 신기술융합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통영 디피랑 '오래된 동백나무'. 사진 이의종

입구에 들어선 관람객들은 디피랑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스페셜 영상을 보게 된다. 마치 공중에 '피랑이' 등 디피랑 캐릭터들이 떠있는 것처럼 연출된 프로젝션 영상이다.

통영 벽화마을인 동피랑과 서피랑에서 지워진 벽화들이 남망산을 찾아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되면 신비로운 축제의 장을 펼친다는 디피랑의 배경을 소개한다. 영상을 본 관람객들은 실제로 신비로운 축제에 초대받은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UV조명으로 빛을 내는 이상한 발자국을 지나 오래된 동백나무를 만난 관람객들은 라이트볼로 나무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라이트볼을 나무에 갖다 대면 바로 이와 상호작용하는 영상이 나타난다. 6개의 라이트볼을 동시에 동백나무에 넣으면 나무 전체를 또 다른 환상적인 영상이 감싼다.

길을 따라 걷다 메아리소리 공간에서 '야호'를 하면 바로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야호'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야외에 조성된 디지털 테마공원의 특성을 살린 연출이다.

조금 더 걸으면 망원경을 통해 통영의 야간 풍경과 가상현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VR 망원경도 만날 수 있다. 실내처럼 사방에서 신기술융합콘텐츠를 만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느끼는 공간도 체험할 수 있다.

디피랑에서는 통영만의 색깔도 느낄 수 있다. 전혁림 화백과 김종량 자개장인의 작품들을 재해석했으며 남해안 별신굿 가락을 변주한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통영 야간관광 브랜드

◆통영만의 특색 담은 야간관광 도시로 = 통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처음 시작한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통영은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를 선포식을 하고 야간관광 브랜드 '투나잇, 통영'(Tonight, TongYeong)을 발표했다.

통영은 야간관광 활성화를 새로운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경남 내 8개 시 가운데 2년 연속 인구 감소율 1위, 코로나19와 조선산업 정체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 등에 대한 해결방안의 하나로 야간관광에 주목했다.

디피랑은 관광공사 '강소형 관광지' '안심관광지'로 선정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야간관광지로 손꼽힌다.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이곳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하러 방문하는 야간관광지이기도 한다. 2020년 10월 개관 이래 3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입장했다.

이 외에도 통영은 다양한 야간관광지를 조성했다. 대표적 유명 관광지인 동피랑과 서피랑은 물론 삼도수군통제영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해가 진 이후 즐길 수 있는 '밤바다 야경투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루지카트를 타고 빠르게 내려오며 즐기는 스카이라인 루지 역시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나이트 루지'를 운영하고 있다.

야간 행사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야간에 한산대첩을 재현하는 등 야간 콘텐츠를 강화했으며 해마다 통영국제음악제에서도 다양한 야간 공연들을 즐길 수 있다. 이외 '통영 문화재 야행'도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통영은 2025년까지 야간관광을 종합적으로 육성하며 관련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야간조명 강화를 넘어 문화예술로 잘 알려진 통영의 특색을 담은 야간 콘텐츠들을 육성하고자 한다. 우선, 강구안 일대에 수상무대를 설치하고 문화예술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하며 강구안에 위치한 건물들을 활용해 미디어아트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강구안 일대에 중앙시장이 위치해 있고 관광객들이 충무김밥 풀빵 등 유명한 먹을거리들을 즐기는 것을 고려해 강구안 일대에서 '통영 다이닝 페스타' '강구안 나이트 프린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광석 통영시 관광진흥팀장은 "야간관광 등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통해 통영시는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글로벌 야간관광 도시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통영 야경. 사진 이의종


◆야간관광, 연간 생산유발효과 1조3592억 = 문체부는 최근 체류형 관광의 하나인 야간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은 2023년엔 규모를 늘려 추진한다.

지난해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에는 통영과 인천 2개 지역을 선정했으며 2023년에는 규모를 늘려 부산 대전 강릉 전주 진주 등 5개 지역을 선정했다.

체류형 관광의 하나인 야간관광은 해당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야간에 관광을 즐기면 해당 지역에서 숙박을 하는 등 보다 오래 머무르고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22 야간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야간관광을 통한 연간 생산유발효과는 1조359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5308억원 수준이다. 또 취업유발효과는 1만5835명으로 추정했다.

호주 시드니, 홍콩 등 해외 유명 관광지들은 다양한 야간관광 콘텐츠들을 육성하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시드니의 경우 해마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 세계 최대 빛과 음악 축제인 '비비드 시드니'를 열고 오페라 하우스 등 시드니 항구 일대를 형형색색의 빛으로 수놓는다. 홍콩 역시 매일 밤 8시 빅토리아항 고층 건물들 사이로 '음악&레이저쇼'를 펼치며 크리스마스에 '빛의 축제'를 연다.

주상건 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관광공사 야간관광 활성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야간관광은 평균 체재일수를 0.7일 증가시킨다"면서 "관광공사는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 2024년까지 야간관광 특화도시 10개 지역을 선정하고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야간관광을 육성함으로써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무를 수 있는 체류형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영 =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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