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친노-486 전면전 조짐

2012-03-09 11:28:55 게재

문재인, 한명숙 대표 만나 임종석 사퇴 요구

486측 "문 고문이 이용선·이치범 공천 요구"

임종석 사무총장 사퇴를 계기로 민주통합당 내 친노인사들과 486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 등 친노인사들이 한명숙 대표를 만나 당 안팎에서 공천반납 압력을 받던 임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486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 상임고문이 한 대표에게 특정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와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486 핵심관계자는 9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문 고문이 8일 이해찬 전 총리, 문성근 최고위원 등과 회동을 가진 이후 한 대표를 만나 임 총장 사퇴와 함께 일부 지역구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며 "문 고문이 공천을 요구한 곳은 이용선(서울 양천을) 권재철(서울 동대문갑) 이치범(고양 덕양을) 후보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당의 어른이 당 대표에게 특정후보의 공천을 요구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말들이 많은데 공천이 아니라 사천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은 지난 7일에도 한 대표에 전화를 걸어 전날 동대문갑 지역이 권재철 후보와 서양호 후보의 경선지역에서 갑자기 전략공천지역으로 바뀐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공천개입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 고문의 측근인 김 현 수석부대변인은 "두 분이 10분 정도밖에 만나지 않았다"며 "어제 공식 발표한 내용이 전부이고, (공천요구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문 고문도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천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이 전 총리가 상심하고 한 대표도 여러가지 힘들어하고 있어 서로 걱정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상경했다"며 "서로 힘 내라고 격려하고 야권연대 성사에 대한 공감을 확인하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임 총장 사퇴에 대해서도 486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486 핵심 관계자는 9일 "후배를(임 총장을 지칭) 밟아 놓고 얼마나 잘되나 보자"면서 "친노가 원래 그런 사람들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내 신주류로 부상한 친노세력과 486이 공천을 둘러싸고 격돌하면서 향후 민주당 내 세력 변화가 주목된다.

친노의 '제갈량'으로 불리며 야권통합 과정에서 막후 역할을 한 이해찬 전 총리가 한 대표 체제에서 소외된 상황에서 친노 핵심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반격을 하고, 이에 대해 486 세력이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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