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 이끌 초보·전문가 정원사 양성

2023-05-15 12:12:54 게재

도봉구 초안산 자락에 '가드닝센터'

정원 가꾸고 도예+목공예 체험까지

"모두에게 열린 정원이고 외부 날씨와 무관하게 푸르름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정원입니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계절 변화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도봉구가 창동 초안산 자락에 가드닝센터를 마련하고 지난 2일 개소식을 열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관계자와 함께 사계정원인 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서울 도봉구 창1동 초안산 자락. 초등학교와 중학교 뒤편으로 펼쳐진 언덕 초입에 동네를 굽어보는 큰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작은 건물이 들어섰다. 일상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고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초안산 가드닝(gardening)센터'다.

15일 도봉구에 따르면 집 가까운 곳에서 정원 돌봄을 배우고 가꾸면서 이웃과 나누는 공간인 초안산 가드닝센터가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통상 정원지원센터라 부르기도 하는데 공공 지원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정원 돌봄·가꿈을 뜻하는 가드닝을 앞세웠다. 구 관계자는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녹색으로 치유하는 생태도시를 선도할 정원사를 양성할 것"이라며 "완성형이 아니라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진행형 공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건축물로만 따지면 330.76㎡ 규모다. 통창으로 외부와 연결된 다목적공간은 지상층에 배치했다. 정원 관련 각종 문화행사와 교육이 진행되는 곳이다. 정원과 식물 관련 도서를 갖춘 작은도서관과 직접 재배한 식물로 차를 만들고 나눠 마시는 공유카페가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도서는 인문 동화 실용서는 물론 수험서까지 다양하다. 공유카페는 주 1~2회 식물상담소가 된다. 반려식물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좁다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지하층과 연결된다. 계단 자체는 전시실이기도 하다. 식물과 관련된 전시를 연중 계획하고 있는데 개관 기념으로 한국식물화가협회와 손잡고 '주제가 있는 식물 세밀화'를 전시 중이다. 산나물이자 약용재료로 잘 알려진 비비추를 실물처럼 만날 수 있다. 그 끝에는 113.87㎡ 온실이 있다. 아파트 베란다 등 집안에서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품은 실내정원에 자신만의 화분을 만들고 분갈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야외는 실습정원이다.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생애맞춤형 교육에 활용할 이웃정원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약자정원이다. 별관은 예술공방이고 건너편에 구에서 운영하는 목공예방이 있어 정원 가꿈에 도예와 목공예를 연계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 2일 개관식에서 선보인 항아리와 자작나무 방명록은 이후 커다란 화분과 탁자로 탄생하게 된다. 구 관계자는 "도예와 목공예 정원돌봄까지 한번에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이 지원은 하지만 모든 건 주민 스스로 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도봉구는 가드닝센터를 활용해 주민 정원사를 양성하는 동시에 지역 특색이 있는 정원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정원활동을 매개로 한 마을 소통, 정원작가와의 만남과 정원서적 전시 등 문화행사를 연계한 교육과정도 준비하고 있다. '심신 치유와 건전한 여가를 위한 마음챙김' '지구를 위한 탄소정원 가꾸기' 등 센터 내 교육은 물론 정원 분양과 식물을 가꾸는데 필요한 용품 대여 등 지역사회를 연계한 사업도 계획 중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과 체험 기회를 제공해 정원문화의 씨앗이 될 초보 정원사부터 생태도시 도봉을 이끌어갈 전문가까지 양성하고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겠다"며 "초안산 가드닝센터에서 건강한 여가를 즐기고 일상의 쉼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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