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혁신 기업인 열전 | ②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B2B 핀테크 신시장 개척 … "인재가 자산이자 경쟁력"
API 핵심기술 갖춰 국가별 맞춤 상품·서비스 개발
2년간 100억원 해외 투자, 연간 수수료 100억원 목표
카페 요트 캠핑장 휴양소 등 지원해 일과 휴식 병행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져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진행형이다. 한국도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에 저성장까지 복합위기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경쟁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기업의 도전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내일신문은 (사)밥일꿈과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 기업인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10년간 부산경남지역 최대 은행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다니던 회사를 나와 1999년 은행출신 7명과 함께 창업했다. 당시 금융업무가 모뎀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였다.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주목하니 미래가 보였다.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개방형 전자금융시대 도래를 직감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가상계좌 서비스를 내놓았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이어서 기업용 자금관리(CMS)서비스,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했다.
많은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지금은 핀테크(FinTech)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디지털기술 혁신에 기반한 금융서비스를 일컫는다. 현재 웹케시 쿠콘 비즈플레이 등 국내 B2B(기업간거래) 핀테크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웹케시그룹과 석창규 회장의 발자취다.
◆핀테크와 SaaS가 무기 = "웹케시그룹은 향후 2년간 글로벌사업에 100억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15일 해외사업 확대 계획을 밝혔다. 2024년까지 글로벌 고객 2000개 확보와 3년 내 수수료(프로그램 사용료) 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해외진출 무기는 B2B 핀테크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다. 아시아시장은 B2B 핀테크로, 미주 유럽 등은 SaaS로 차별화해 공략한다.
웹케시그룹은 'AI경리나라'의 베트남 버전에 해당하는 '와북스'(WABOOKS)를 4월 출시했다. AI경리나라는 한국시장에서 6만여 고객을 보유한 경리업무 솔루션으로 기능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와북스는 베트남기업의 경비처리 과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2024년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웹케시그룹은 와북스에 이어 △B2B 핀테크 청구·결제·수납 솔루션 위빌(WeBILL) △글로벌 중견·대기업 B2B 핀테크 자금관리 솔루션 위엠비에이(WeMBA) △B2B 핀테크 전자세금계산서 관리 솔루션 위택스(WeTAX) △글로벌 통합 자금관리시스템 위지엠비에이(WeGMBA) 등의 글로벌 전략상품도 순차적으로 출시 예정이다.
해외사업장도 확대한다. 현재 중국 일본 영국 베트남 캄보디아에 해외법인이 있다. 2024년 이후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중남미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성공사례가 자신감 = 웹케시그룹의 해외진출은 자신감의 발로다. 국내 B2B 핀테크 분야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글로벌시장에 B2B 핀테크의 가치를 알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웹케시는 국내 자금관리와 B2B 핀테크 1위다. 6만여 국내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경영관리솔루션 '경리나라'가 대표 상품이다.
지난해 매출 879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공공부문(221억원), 대기업(175억원), 중소기업(323억원) 등 각 거래기업별 이익 구조가 탄탄하다. 2012년 중국 법인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일본 베트남 영국 등 주요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내년까지 해외기업 고객사 2000여곳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쿠콘은 국내 비즈니스데이터플랫폼서비스 1위 기업이다. 금융 공공기관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사가 필요한 데이터를 연결해 준다. 설립 이후 10년 동안 국내 500개 기관과 해외 40개 국가, 2000개 금융기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데이터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분야 핵심기술을 갖춘 덕에 지난해 매출 627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을 달성했다. 5년전(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5배. 영업이익은 5.5배 가량 증가했다.
비즈플레이는 국내 경비지출관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견·대기업 3167곳, 중소기업 3만여곳이 비즈플레이 고객이다. 매출은 148억원으로 5년전보다 2.3배 늘었다. 올해는 190억원을 예상한다.
사내벤처기업으로 출발한 미드라스체크는 그룹의 미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팀즈'와 유사한 기업내 협업툴 협업툴 '플로우'(flow)가 주력상품이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국내 5000여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플로우는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플로우 해외버전 '모닝메이트'로 올 5월 일본 영국 베트남 캄보디아에 출시했다. 현재 중남미를 포함한 20개 국가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73억원이다. 올해는 14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대기업 버금가는 복지 = 웹케시그룹 성장배경에는 '인재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이 있다. 이는 사회공헌과 직원복지에서 확인된다.
석 회장은 '영업이익 5% 사회공헌' 원칙을 지키고 있다. 2001년부터 백혈병 소아암 환아를 돕고 있다. 2013년부터 캄보디아 인력양성을 위해 매년 3억원 가량을 지원하다. 모교인 부산대에 발전기금으로 2억원을 출연했다. 2014년부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남자프로골프 선수 육성을 위해 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웹케시그룹은 대기업 버금가는 직원복지로 유명하다. '인재가 자산이자 경쟁력'이라는 석 회장 경영철학 덕이다.
정규직 신입 연봉은 4000만원 가량이다. 자녀장학금 건강검진 자기개발 여행 주택자금 등 지원은 기본이다. 안식월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직원들이 자택 근처에서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서울지역 3곳과 제주 부산 대전 등지에 거점사무실을 운영중이다. 요트 캠핑장 수상스포츠 시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 한달살기'와 업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휴양시설 '위플렉스 제주'를 마련했다. 위플렉스 제주는 산방산 근처에서 바다를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4층짜리 건물이다. 이곳에는 커피숍 스크린골프장 당구대 노래방 탁구대 등을 갖췄다.
석 회장의 꿈은 '좋은 회사 만들기'다. "좋은 회사는 높은 급여와 좋은 복지가 기본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해외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석 회장의 '좋은 회사 만들기' 행보가 웹케시의 글로벌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