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축산물시장 '고기 나눔의 날' 아시나요

2023-06-22 10:41:20 게재

성동구 "복지자원 효율적 배분·활용"

민관 협업으로 주민중심 맞춤복지↑

"소 돼지 먼저 분류할게요." "오늘 8개 기관이 참여했는데 한곳은 없어도 된다고 하니 7곳만 가져가시면 돼요." "부산물 필요한 곳 없으세요?" "마침 냉장고가 고장 나서…. 여유가 있는지 알아볼게요."
성동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마장동 축산물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두달에 한번 고기나눔을 진행한다. 21일 사회복지사들이 시장을 방문, 상인들이 후원한 고기를 받아 시설별 배분까지 마쳤다. 사진 성동구 제공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왕십리도선동주민센터 지하 1층 공유주방. 노란 조끼를 입은 사회복지사들이 오늘의 수확물을 나누느라 분주하다. 이날 오전 마장동 축산물시장 상인들이 후원한 물품이다.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성동노인종합복지관 등 8개 시설 복지사들이 직접 각 점포를 돌며 챙겨왔다. '투뿔(1++)' 한우 정육에 국거리와 잡뼈, 삼겹살과 돼지 앞·뒷다리, 족발까지 다양하다. 6시간 가량 이어진 노동에도 사회복지사들은 "생각보다 양이 많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2일 성동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주춤해지면서 주민 중심 맞춤형 복지 구심점 역할을 하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에 탄력이 붙었다. 정원오(구청장)·권기현(옥수종합사회복지관장) 공동위원장이 이끄는 협의체는 올해 들어 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 실무분과를 활성화, 민관 협력사업 추진에 주력할 계획이다. 건강의료 문화여가 자원관리 등 7개 실무분과에는 124개 민간기관과 15개 부서 33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

마장시장 상인들의 푸짐한 고기나눔은 협의체와 실무분과가 주도하는 주요 행사다. 상인들은 2008년부터 나눔에 동참하고 있는데 협의체에서 아예 '나눔의 날'로 고정시켜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기부문화 활성화와 함께 지역 자원 재분배 의미가 있다.

지난 4월 1차 행사때는 24개 상점이 총 206㎏을 후원했다. 7개 기관이 이용자들과 나누고 국거리며 구이로 함께 먹었다. 이달에는 38개 점포에서 209㎏을 기부했다. 박재홍 마장축산물시장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고기 기부는 부담 없이 손쉽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법"이라며 "전달과정 위생까지 고려해 적극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초등생 30명을 돌보는 '꽃재아이꿈누리터'는 한우 돼지고기와 함께 족발과 잡뼈까지 챙겼다. 박주원 센터장은 "학부모와 노인일자리 근무자들에게 나눠주면 좋아할 것"이라며 "족발은 조리가 다 돼있으니 아이들 간식거리로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멋진월요일'은 3~4㎏씩 되는 냉동고기를 소분할 계획에 벌써 고심이 크다. 김경향 사회복지사는 "독립생활을 하시는 회원들 몫"이라며 "후원 분량을 가늠하기 어려워 여섯분한테만 말씀드렸는데 더 드릴 수 있겠다"며 반색했다.

지난 4월 개최한 '건강해요 성동'은 건강의료분과에서 준비한 행사다. 65세 이상 체력인증서 발급, 스트레스 검사, 목욕서비스 홍보 등 무료 검사와 다양한 건강정보 안내·상담 자리였다. 구 관계자는 "며칠씩 걸리는 체력인증서를 당일 발급해 취업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이 특히 반겼다"고 전했다.

어린이날 대표 잔치 '와글와글' 역시 협의체 성과물이다. 개별적으로 행사를 하다보니 역량과 인력이 분산된다고 판단, 지난 2010년 8개 기관이 뭉쳤다. 2016년 교육특화사업과 통합하면서 왕십리광장 전체가 아이들 놀이동산으로 탈바꿈하는 지금 형태로 자리잡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모두가 행복하고 소외됨 없는 포용복지를 실현하려면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복지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선도적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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