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요양서비스 경험 배우고 ··· 신한, 스타트업 현지화 지원
금융권, 일본과 협력 강화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 반영
지속성 유지에 대한 우려도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를 반영해 대일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한 금융협력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두나라의 경험을 살려나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지속성을 갖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은 이달 8일 일본 도쿄에서 솜포홀딩스와 '요양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사진) 윤종규 회장이 일본을 방문해 현지에서 직접 협약을 맺을 정도로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사업이다. KB금융은 그동안 계열사인 KB손해보험 등을 중심으로 요양산업에 관심을 둬 왔다. 따라서 이번 협약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에 진입해 요양산업과 관련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과 노하우를 축적한 일본의 경험을 배우면서 이를 한국적 상황에 적극 반영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실제로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솜포홀딩스는 생보와 손보 등 보험사업은 물론, 요양사업 등 95개 자회사를 거느린 일본 최대의 보험 그룹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최초의 손해보험사인 솜포재팬과 요양서비스 전문 솜포케어가 핵심 계열사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측은 우선 KB골든라이프케어와 솜포케어가 협력해 한국에서 고품질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요양서비스 산업 인프라 확대와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도 일본에 진출하려는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신한퓨처스랩 일본' 현지 사무소 개소식을 가진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시장 진출 및 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동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일본 간편결제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핀테크 업계의 성장과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정책 확대 등 벤처 생태계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뒤진 일본에서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국내 기업의 진출에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한일 스타트업 교류 프로그램 운영 △일본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통으로 알려진 진 회장은 지난 4월 취임후 첫 해외IR을 일본에서 진행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은 이달 중순 일본에서 골프대회를 열고, 스포츠교류를 통한 협력 방안 찾기에 나섰다. 이에 앞서 함영주 회장은 지난달 서울 강남에서 오쿠보 테츠오 미쓰이스미토모신탁그룹 회장과 만나 지분투자와 자산관리, 글로벌 투자금융(IB) 등 5개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2014년부터 미쓰이스미토모신탁과 업무 협약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은 상대적으로 일본 진출에서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활발하지 않다. 다만 우리금융도 한일관계 개선에 따른 양국간 경제 및 금융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내부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권의 일본 사업 확대가 지속성을 가질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다. 금융산업의 규모나 특성 등 국내 금융권이 금융 본연의 사업으로 일본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기에는 각종 규제와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열정부의 대일관계 개선 분위기에 맞춰 일본과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기회의 측면"이라면서도 "현지에서 사업적으로 안착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