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금리 더 올린다는데 … 난감한 한은

2023-06-30 11:45:19 게재

미국 식지않는 경기에 힘받는 추가 인상

한국 경기 '우울' … 7~8월 금통위 주목

포르투갈에서 확인된 전세계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지속 의지가 한국은행을 난감한 처지로 몰고 있다. 미국 경제가 깜짝 성장세를 보이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유럽도 당분간 긴축기조를 이어갈 태세여서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두차례 추가 금리인상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지난 분기 데이터를 보면 예상보다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며 "나는 (두차례) 연속 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이 힘을 받는 데는 미국 경기가 식지않고 있어서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0%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1.3%)에 비해 0.7%p 상향된 수치다. 미국이 높은 정책금리(연 5.00~5.25%)에도 성장률이 죽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물가 목표치(2%)를 위해 추가 긴축의 여지가 남았다는 의미다.

라가르드 ECB 총재도 "7월에 중단보다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지난주 0.5%p 인상을 단행한 영국중앙은행의 베일리 총재도 "영국은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며 추가 인상 여력이 있음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0일 전세계 정책금리가 이달 26일 기준 5.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9월(5.7%)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세계 정책금리'는 각국의 경제규모 등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개념이다. 이는 글로벌 차원의 금리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한은 기준금리(연 3.50%)와 격차가 크다.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을 두고 7~8월 금통위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할 여건과 이대로 끝내야 할 동기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성장률이 0.8%(한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속에 금리를 올리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1.3%)과 소비(0.4%), 설비투자(3.5%)가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반전'을 이뤘다. 이 흐름을 이어 가려면 추가 인상은 안 좋다. 최근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가계대출 금리 등 금융불안정도 고려해야 한다. 물가가 6~7월 2%대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금리 동결론의 원군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정책금리와 차이가 벌어질 때 외환시장 동향이 관건이다. 벌어진 금리차이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경제 전반에 더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 있어서다. 한은은 현재 달러당 120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 사이에서 환율이 형성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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