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학교, 학생인권·교권, 학력·창의가 균형 이루는 공동체"

2023-08-01 17:12:13 게재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 남긴 울림이 크다. 교육계를 포함해 사회 전체적으로 '교권'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뜨겁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교사를 지키고 교권을 존중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교권이 흔들리면 수업이 흔들리고, 수업이 흔들리면 교육이 흔들린다'는 신념의 연장이다. 그는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과 조화를 강조했다.

취임 후 '전북교육인권증진 조례'를 제정했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각각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육감은 "학교는 학생인권과 교권, 학력과 창의가 균형을 이루는 공동체"라며 "교육주체들의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인권 친화적인 학교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감으로 보낸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침체된 전북교육을 살려내자'는 사명감으로 바쁘게 뛰었다.학생 입장에 서서 교사와 학부모의 뜻을 받들고 지자체와 지역사회, 도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전북대학교 총장 시절부터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를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초·중·고 때부터 학력을 높여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전북교육을 바꿔달라,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 올려달라, 작은학교를 살려달라' 등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장 맞춤형 교육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학생중심 미래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매년, 매월 그리고 날마다 교육공동체와 함께 전북교육을 혁신해 나갈 것이다.

외형적으로 전북미래교육의 메카가 될 미래교육캠퍼스 설립 계획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다. 2026년까지 약 479억 원을 투입해 전라중 이전 부지에 건립되는 미래교육캠퍼스에는 △미래기술체험관 △미래진로체험관 △미래교육관 △공유관 △e-스포츠관 등이 들어서 학생들이 미래기술, 미래직업 등을 학습하며 미래역량을 키워갈 것이다.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는 '전북교육인권조례'를 제정한 것도 주목할 성과다. 또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인사제도상 불합리와 폐단을 바로잡아 교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열심히 일하는 교원을 우대하는 내용으로 인사제도도 대폭 개선했습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전북형 농촌유학 규모를 확대하고, 공동통학구형 어울림학교의 시·군 경계도 허물었다. 



■ 2023년을 기초학력 증진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소통 중 학부모 최대 고민이 아이들의 학력에 대한 문제였다. 올해 처음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했는데, 학부모 반응이 긍정적이다. '기초학력 미달'이라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학교에서 따로 맞춤형으로 딱딱 짚어서 가르쳐주니까 너무 좋더라는 거다. 일부에서 '낙인효과'를 염려했는데 학교 안에서는 '나도 선생님이랑 따로 공부하고 싶어'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그간 '학력 신장'이란 표현이 금기시 됐다. 지나친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최소한의 경쟁, 꼭 필요한 경쟁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학력을 키우는 것은 학생의 본분이고 학교와 교사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구구단을 모르고 의사소통이 안 되는 아이들이 속출한다. 10개를 가르쳐 2개를 이해하면 기초학력을, 5개를 이해하면 기본학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소질이나 적성이 무엇이든지 기초·기본학력은 누구나 다 습득해야 한다.  기초학력은 삶의 기본적인 힘이자 학생 인권이기도 하다. 

3월에 초등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학교에서 관리할 수 없었던 난독·경계선지능 의심학생 239명이 진단을 신청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후속 교육 및 치료를 지원하게 된다. 



■'잠자는 교실을 깨워라'를 강조하던데 

교사가 바뀌면 수업이 바뀌고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신장을 위해 일상적인 수업 공개와 나눔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수업혁신을 위한 교육학습공동체와 창의·융합수업실천학교 등을 운영해 현장의 교사들이 공동연구하고 공동실천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스마트기기와 칠판이 도입되는데 6월 말까지 교사 8300여 명이 관련 연수를 받았다.

하반기 우리 학생들의 수업이 확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해 한 조사에 따르면 고3 기준 한 반 60% 이상의 학생이 잠을 잔다든지 다른 과목을 공부한다든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봤다. 얼마 전 학교를 방문해서 창의·융합 수업을 직접 참관했는데 학생주도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토론과 발표가 이뤄졌다. '아, 이렇게 수업을 하다보면 우리 학생들의 창의력, 사고력이 쑥쑥 크겠구나, 미래 역량이 커가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2학기부터 학생 교육용 스마트기기와 스마트 칠판을 보급한다. 올해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2, 고1·2를 대상으로 스마트기기 6만5000여 대, 스마트 칠판은 3100여 대를 보급한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나머지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는 약 8만 대, 스마트칠판은 3800여 개를 추가로 보급해 2025년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대응하려고 한다.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각 기관의 고민이 크다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난제는 '지역소멸'이다.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시를 제외한 13개 시군이 '소멸 위험 지역'인데 전교생 60명 미만인 학교가 초등학교 205교, 중학교 85교, 고등학교 20교로 310개교나 된다. 전체 학교의 약 40%가 여기에 해당한다. 교육청 차원의 '지역소멸' 대응책으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은 작은학교 활성화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지역의 구심점이 되자는 취지다. 

다른 지역에서 전북으로 유학생을 받는 농촌유학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도시의 아이들이 일정 기간 농산어촌 시골 학교로 전학을 와서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공존·상생하는 미래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가족들이 함께 지역에 머물며 생활하면 지역 인구가 늘어나 지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에 서울 유학생을 시작으로 올해는 전국에서 유학생이 찾아와 전북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 하나는 '공동통학구형 어울림학교'를 들 수 있다. 같은 시·군 내에서만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전학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시·군 경계를 넘어 전학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물론 전교생이 10명 미만인 '아주 작은학교'는 통합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한 학년에 1~2명, 전교생을 합해봐야 10명이 되지 않는 학교에서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다. 11개 학교를 대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학생을 중심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 



■학생 해외연수를 대폭 확대했다

도내 초·중·고 학생 약 2500명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진행한다. 상반기에 약 500명이 다녀왔고, 방학과 하반기에 약 2000명이 다녀올 예정이다. 학생 해외연수는 해외 문화체험, 해외 현장체험학습, 글로벌 캠프, 글로벌 인턴십 등으로 구분되는데, 공정한 학생 선발과 사전연수에 힘을 쏟았다. 일본 싱가포르 미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이뤄진다. 사후 보고회와 평가를 철저히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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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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