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성지, 안동 임청각 복원 사업 순항
중앙선 철거 계기 급물살
280억원 투입 2025년 완료
"차라리 내 목이 잘릴 지언정 무릎 꿇어 종이 되지 않으리."
석주 이상룡이 1911년 정월에 압록강을 건너며 읊은 말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이상룡은 1858년 경북 안동시 임청각길 63 고성 이씨 종택 '임청각'에서 태어났다. 임청각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임청각과 군자정 현판은 퇴계 이황이 썼다고 한다. 조선시대 왕이 아닌 사람이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인 99칸이다. 현존하는 살림집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대한민국 보물 제182호로도 지정됐다. 이 고택은 독립유공자 11명을 배출하며 일제강점기 항일 투쟁의 밑거름이 됐다.
이상룡은 1910년 일제가 한일합병을 감행하자 1911년 당시 54세에 50여 명의 가솔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로 망명했다. 석주 이상룡은 떠나기 전 사당의 신주를 땅에 묻고, 노비문서도 불태웠다. 무장독립투쟁 자금이 부족하자 아들을 다시 안동으로 보내 임청각을 2000원에 일본인 오카마 후사지로에게 팔았다. 그 군자금으로 항일 독립운동단체 경학사를 만들어 독립정신을 일깨우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했다.
1925년 9월 이상룡은 초대 국무령을 맡았으나 다시 간도로 돌아와 무장 항일투쟁에 집중했다. 하지만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2년 5월 길림성 서란현에서 74세에 순국했다. 이상룡 일가는 부인 김우락, 동생 이봉희, 아들 이준형, 조카 이광민, 손자 이병화, 손자며느리 허은 등 3대에 거쳐 모두 11명의 독립운동 서훈자를 배출했다.
정부가 독립운동의 상징 중 하나인 임청각 복원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일제가 중앙선 철길을 건설하면서 반 토막 냈던 임청각은 오는 2025년까지 예산 280억원을 들여 일제강점기(1941년) 중앙선 철로가 놓이기 이전의 옛 모습으로 복원 중이다. 고성 이씨 후손 이종악의 문집 '허주유고'에 수록된 '동호해람'에 따라 보수와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지난 2017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8년 12월 임청각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임청각 주변 가옥과 토지 매입, 실시설계 등에 착수했다. 2021년 12월 임청각 정비 실시설계 용역을 마쳤고 옛 중앙선 철로가 철거되면서 복원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임청각을 훼손했던 철로는 중앙선 도담(충북 단양군)~영천구간의 복선 전철화 사업이 완공되면서 철거되고 철도부지도 매각됐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현재 임청각 좌우측 재현 가옥 2동을 복원하고 도로 및 주차장 정비를 진행 중이다. 또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연면적 800㎡ 임청각 역사문화 공유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전시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끝냈다.
공유관은 독립운동의 역사문화 가치를 재정립하고 문화 관광 교육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임청각은 대한민국의 훌륭한 역사 교육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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