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변경 효과' 상반기 보험사 순익 급증

2023-08-31 11:31:29 게재
회계제도 변경 영향으로 보험회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2개, 손해보험사 31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2% 증가했다.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0% 증가했고, 손보사 당기순이익은 5조3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급증은 실적개선을 포함해 IFRS9 및 IFRS17 도입 등 회계제도 변경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IFRS9 도입으로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 귀속되는 유가증권이 증가해 금융상품 평가이익이 늘어났으며, IFRS17로 인해 신계약비 이연(비용인식) 기간이 확대돼 당기 비용이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보험계약 이자비용이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변경돼 보험손익은 늘고 투자손익은 감소했다.

실제 생보 보험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10조9793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는 2조772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반면 투자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11조9378억원이었던 데 반해 올해 상반기 2조1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0% 감소했다.

손보의 경우 보험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43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조1837억원으로 117배 증가했고 투자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4조6230억원에서 1조8883억원으로 59.2% 감소했다.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111조3362억원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보험료 성장성 측면에서 생보와 손보의 희비가 엇갈렸는데 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반면 생보는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생보는 보장성보험(3.4%), 저축성 보험(4.3%), 퇴직연금(33.5%)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금융시장 불안정 등에 따른 판매 위축으로 변액보험(-20.0%)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생보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조133억원 증가한 52조6266억원을 기록했다.

손보는 장기손보(3.3%), 일반손보(8.9%), 자동차보험(2.5%) 등이 고르게 증가했으며 퇴직연금(100.3%)의 경우 상품 교체 등으로 크게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5조9068억원 늘어난 58조7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중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 동기 대비 0.72%p 증가한 1.56%였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4%p 상승한 10.95%였다.

2023년 6월말 기준 총자산은 1169조원으로 2022년 12월말 대비 10.8% 감소했으며 자기자본은 167조원으로 2022년 12월말 대비 87.9% 증가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자산이 감소했으나, 보험부채 시가평가 등으로 부채가 더 감소해 자본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산 항목이던 보험계약대출·미상각신계약비·보험미수금 등이 보험부채 평가에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리적 가정 적용의 합리성 제고를 위해 보험업계·회계법인 등과 함께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시행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에는 가이드라인의 적용 및 금리·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손익 및 재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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