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매력없어" 성희롱·괴롭힘 일상인 '테스크테크'

2023-09-18 11:53:15 게재

직원 77%가 "괴롭힘 경험"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

"술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거다."

직원 10명 중 7명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등 폭언·성희롱이 일상화된 반도체 설비업체인 '테스크테크'가 형사 입건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8월 반도체 패키지기판 검사 전문업체인 테스트테크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를 16건 적발해 7건을 형사입건하고 과태료 311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테스트테크는 특히 여성과 청년 등 노동 약자를 대상으로 욕설·폭언 등 괴롭힘, 성희롱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가 특별감독과 테크스테크 소속 근로자 187명 가운데 13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7%가 직장내 괴롭힘 경험했다고 답했다. 여성은 78.7%, 20대는 84.2%로 더 많이 경험했다.

언어적 성희롱 외에도 중간관리자가 여직원의 어깨를 주무르고 마우스 작업을 하는 여직원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는 등 의도적인 신체적 접촉을 하고, 남성 직원을 상대로 성기를 만지는 등 행위도 있었다.

하지만 사측은 이 같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조사 미실시 등으로 과태료를 각각 500만원씩 부과하고 가해자 징계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임금 3800만원을 체불하고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27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외근무를 시키기도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는데도 기초적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근로자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사업주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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