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 조직개편안 발표
내근 부서 통폐합 '슬림화' … 감축한 인력 현장 투입
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범죄 예방 활동 … 증원 없는 재편에 실효성 의문도
경찰청은 18일 민생 치안 등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본청부터 인력 감축 = 경찰청은 우선 본청에 범죄예방대응국을 신설해 범죄예방·지역경찰·112상황 기능을 통합한다. 범죄예방대응국은 기존 범죄예방정책과와 치안상황관리관을 통합한 것이다. 산하에 지역경찰운영과, 지역경찰역량강화과도 신설된다. 범죄예방·대응 업무를 통합해 경찰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시·도 경찰청은 기존 자치경찰부를 생활안전부로 전환해 범죄예방대응과와 112치안종합상황실을 배치한다. 일선 경찰서는 기존 생활안전과와 112치안상황실을 범죄예방대응과로 통합·재편한다.
이와 함께 경찰은 행정·관리 업무를 하는 내근 부서를 통폐합하고 감축한 인력을 순찰과 범죄예방 활동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경찰청 생활안전국과 교통국은 생활안전교통국으로, 수사국과 사이버수사국은 수사국으로, 형사국과 과학수사관리관은 형사국으로 통합한다. 공공안녕정보국과 외사국은 각각 1개 과를 폐지하고 치안정보국과 국제협력관으로 명칭을 바꾼다.
시도청도 이에 맞춰 조직을 개편한다. 일선 경찰서 정보 업무는 시·도청에 통합되고, 외사 역시 안보수사·정보 기능으로 넘긴다. 다만 집회·시위가 많은 62곳 경찰서의 정보과는 그대로 유지된다.
경찰은 이밖에 △스토킹·가정폭력 △아동학대 △신상정보등록자 관리 △피해자 보호 업무를 여성·청소년 부서로 통합하고 학교폭력 전담 부서도 편성한다.
◆경찰특공대도 순찰 투입 = 경찰청은 이를 통해 본청에서 102명, 시·도청 1359명, 경찰서 과장·계장 등 중간관리자 1514명 등 모두 2975명의 인력을 감축한다. 이 가운데 2600여명은 28개 부대 기동순찰대에, 나머지 229명은 신상등록 대상자 등 범죄 고위험군 관리 업무에 배치된다.
기동순찰대는 시·도청 범죄예방대응과 소속으로 다중밀집 장소와 공원·둘레길 같은 범죄 취약 지역을 집중 순찰한다. 당초 경찰 안팎에서는 이들 인력을 지구대·파출소에 배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의 지구대·파출소는 약 2043곳 총 7213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감축된 관리 인력을 전부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팀당 약 0.4명이 배치되는 수준에 불과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시·도청과 경찰서 강력팀 일부 인력을 전환해 1320명 규모의 권역별 형사기동대(16개대)를 신설한다. 이들은 그간 사후 검거·수사 위주에서 유흥가 밀집 지역 등 우범지대에서의 예방 중심의 형사활동을 하고, 조직·집단범죄 수사에도 투입된다. 윤 청장은 "기존 형사 인력의 18% 정도 규모"라며 "기존 사후 검거·수사 위주의 대응에서 범죄 예상 지역에 다수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범죄 예방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외에도 지역경찰 운영방식을 개선해 순찰인력을 3200여명 더 늘리고 기존 경찰관기동대와 특공대 1900여명도 순찰에 투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합치면 실제 순찰인력을 9000명 넘게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개편안은 행정안전부 협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내달 적용된다. 경찰은 조직개편에 맞춰 고위 간부 인사를 하기로 했다. 또 중심지역관서 등 일부 부서에 대한 시범 운영 등을 거쳐 일선 현장 인사를 낸 뒤 내년 초에 배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윤 청장은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경찰조직을 범죄예방과 대응이라는 본질적 치안업무 중심으로 재편하고 현장의 대응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며 "경찰조직의 범죄예방·대응 기능이 강화되면서 국민 일상의 평온을 지켜가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장 목소리 더 들어야 =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방안이 치안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치안 예방 중심의 조직 재편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단순히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선에서는 폐쇄회로(CC)TV 등 과학 장비가 범죄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일부 연구에서는 순찰활동과 범죄예방 효과의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범죄는 다양한 개인의 특성과 사회환경이 발생하는 것인데 내근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시간을 갖고 과학적·객관적 직무분석을 통해 가용 인력을 효율적이면서도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맞게 분산 배치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통신 기술이나 첨단 과학 장비를 이용하면 경찰관 1인이 담당할 수 있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듣고 방안을 강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