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인공지능)의 두얼굴 '약인가 독인가'
쳇GPT 열풍 이후 투자 급증 … 화이트칼라 대규모 감원 우려
생성형 AI 시초인 챗GPT 열풍을 시작으로 소비자와 기업에 편의성을 주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했다면 생성형AI는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
코트라(KOTRA) 실리콘무역관은 12일 "테크기업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투자자 관심이 급증해 2분기까지 86개 거래에서 140억달러(약 18조원) 투자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Open AI에 따르면 챗GPT는 론칭 9개월 만에 포춘 500대 기업의 80% 이상이 서비스 계정을 등록하고 이용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9월 직원 5만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앱 도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면에는 화이트칼라(샐러리맨이나 사무직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코트라 애틀랜타무역관은 10일 '미국 생성형 AI, 새로운 시장 개척'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고용시장에서는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초까지 이어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해고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빅테크기업 해고인원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웹사이트(Layoffs.fyi)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테크회사에서 해고된 직원은 24만여명에 이른다. 화이트칼라 해고는 금융업계와 미디어 회사 등으로 확산돼 통신회사 에릭슨은 8500명 감원을 발표했다. 경영 컨설팅회사 맥킨지도 컨설팅 직원 2000명 감원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사라진 일자리가 당분간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취업전문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술직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은행업은 40% 이상, 보험업 채용공고는 18% 감소했다. 반면 저임금 서비스 노동 관련 일자리는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애틀랜타무역관은 "화이트칼라 고용시장 변화는 경제불안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생성형 AI의 등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비용 감소를 위해 대규모 감원을 감행한 기업들은 생성형 AI에 주목했고 이를 통해 대체가능한 직종은 다시 오픈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7월 발표한 2023년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OECD 국가 일자리의 16.8%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률 문화 과학 공학 비즈니스전문가 관리자 최고경영자 등 화이트칼라 직종의 대체 위험성이 높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근로자의 약 7%가 업무 절반 정도를 생성형 AI로 대신할 수 있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연말까지 쳇GPT 도입으로 직원 해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애틀랜타무역관은 "우리기업들은 미국의 고용시장 변화를 주시하며 탄력적인 전략을 마련하는게 중요하다"며 "기업들은 생성형 AI가 일자리 소멸 도구가 아니라 업무를 향상시키는 도구로 인식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