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근로시간 개편 탄력
한국노총 "사회적 대화 복귀" … 대통령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변수 될듯
윤석열 대통령실이 13일 한국노총이 5개월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 선언을 하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목전에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사회적 대화 복귀에 대한 대통령실의 요청에 대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기로 했다"며 "경제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 선언은 이날 대통령실의 복귀 요청 직후에 나왔다.
앞서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한국노총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을 책임져온 노동계 대표 조직"이라며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근로시간 등 여러 현안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1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30년간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 온 한국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고, 노동정책의 주체로서 한국노총의 존재를 인정하라"며 "이것 말고는 (사회적 대화 복귀의) 아무런 전제조건도 없다. 이제, 선택은 정부의 몫"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은 이 같은 김동명 위원장의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이 화답한 것으로 풀이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지난 6∼8월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 관련 대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락을 깐 모양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이를 토대로 현행 '주 52시간제' 틀을 유지하되 일부 업종·직종은 바쁠 때 더 일하고 한가할 때 쉴 수 있게 유연화하겠다"면서 "세부 내용은 노사정 대화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고용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향과 관련해 "근로시간 제도가 국민의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노동현장 실태를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서 노사 양측과 충분한 대화를 거쳐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는 5개월여 만이다. 지난 6월 7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구속이었다. 5월 31일 포스코 하청업체인 '포운'(옛 성암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망루에 올랐던 김 사무처장이 경찰에 의해 강제진압된 뒤 구속됐다. 하지만 정부가 일방적인 근로시간 개편과 노조회계 공시를 추진하면서 노정관계가 나빠진 것이 전반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한국노총은 정부가 추진하는 노조회계 공시를 수용했다. 이후 민주노총도 동참했다. 지난 3일에는 구속 중이던 김 사무처장이 보석으로 석방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한쪽에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과 고용부의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실과 가교의 역할이 했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환영한다"며 "조속히 근로시간 등 여러 현안을 노사정이 함께 논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그간 사회적 대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온 노동계 대표 조직인 한국노총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사노위 역시 "한국노총이 근로시간 등 시급한 노동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적극 논의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노사정이 함께 만나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전격 사회적 대화 복귀를 선언하면서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 9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향배와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도 국회 의결사항에 대한 세번째 거부라는 점,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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