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성공사례 손꼽히는 제3당 … '이준석 신당' 뜰 수 있을까
1992년 국민당, 1996년 자민련, 2016년 국민의당 세 번만 성공 평가
"대구, 윤 정부 흔드는 신당 동조 안해" … "대구서 승산" 50석 전망
◆인물·지역·자금 갖춰야 성공 = 1992년 14대 총선에서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은 통일국민당을 만들어 기성 정치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막대한 자금과 정주영이란 유력 인물을 앞세운 통일국민당은 창당 4개월만에 치른 총선에서 31석이란 성공을 거두었다.
민자당에서 탈당한 공화계가 1995년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은 1996년 총선에서 충청권을 싹쓸이하면서 50석을 차지했다. 김종필 총재(인물)와 텃밭인 충청권(지역)을 갖췄기에 가능한 성공으로 분석된다.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을 탈당한 안철수와 호남세력이 손잡고 창당한 국민의당은 2016년 총선에서 호남 약진을 앞세워 38석을 챙겼다.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싹쓸이했다. 안철수(인물)와 호남(지역)을 앞세웠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윤상현 "여당 표 잠식, 악영향" =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늘이 55%대다. 며칠 전 50%였다"고 말했다. 표현은 55%지만 이 전 대표는 신당으로 출마할 후보를 섭외하는 등 이미 신당 창당에 상당히 진도를 나간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만약 신당이 생기면 제일 어려운 역할을 하겠다. 지역 중에서 제일 어려운 곳에서 역할 하겠다. 신당에게는 대구가 제일 어렵다"며 대구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승부수를 통할까. 여권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에서 "신당이 옛날에 성공한 케이스가 아주 확실한 대권주자가 있거나 지역 기반이 튼튼했을 때에, 예를 들면 3김시대 같이, 또 안철수 신당이 돌풍을 한 번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런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튼튼한 지역 기반이 있었을 때는 모르겠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그래서 저는 신당이라고 하는 게 그렇게 태동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15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구는 크게 세 가지 문화적 코드, 성정을 갖고 있는 지역인데, 하나는 '나라' 두 번째는 '의리' 그 다음에 '예절'"이라며 "그런 지역에서 지금 나라가 참 어려운데, 윤석열정부를 뽑을 때도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이고 또 윤석열정부가 잘 되기를 원하는 그런 지역에서 정부를 흔들고 집권여당을 흔드는 이런 신당에는 절대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를 통해 "대구에서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바람이 분 것은 친이계의 공천 학살과 유력한 차기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준석 신당은 전혀 대구 민심을 가져갈 만한 하등의 요인이 없다. 상황 인식의 오류이고 정세 판단의 미숙"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준석 신당은 총선에서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표를 더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20·30대에서 표가 좀 나올텐데 그렇게되면 민주당이 더 손해다. 여당 핵심지지층에서는 (신당이) 가져갈 표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신당이 출현해도 여당이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출신인 조대원 리서치한국 여론정책연구센터장은 15일 내일신문 통화에서 "윤석열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면서, 민주당보다 높은 도덕성을 갖춘 (이준석) 신당이 나온다면, 최악의 국민의힘을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이란 차악을 택해왔던 유권자들이 민주당이란 차악을 견제하기 위해 신당을 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대구 민심은 윤 대통령을 부끄러워하고 싫어한다. 그렇다고 이재명은 못 찍는다는 정서다. 대구는 이런 정서를 이 전 대표가 채워주기를 바란다. 이 전 대표가 이미 (대구에 출마시킬) 6명을 준비했는데 인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들을 내세우면 대구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대구에서 바람이 불면 부산 등으로 곧바로 번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조 센터장은 "비례에서도 15석은 가능할 것"이라며 지역구 포함 50석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신당이 여당의 총선 승리를 막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 후보 표를 잠식해 1000여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과 부산 등 영남지역에서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