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공장
치킨 튀기고, 용접하고 … 로봇과 함께 일한다
현재 13종 생산, 내년 4천대 생산체제 구축 … 7차례 엄격한 품질검사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델타플렉스내 두산로보틱스 생산공장 입구.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의 치킨브랜드 '롸버트치킨' 푸드트럭에서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순살치킨을 쉴 새 없이 튀겨냈다. 사람은 재료에 튀김옷을 입혀 바구니에 넣으면, 로봇이 뜨거운 기름앞에서 튀기는 협업 모델이다.
이 로봇은 한 시간에 최대 50마리의 치킨을 '같은 품질로' 튀길 수 있다. 실제 시식해본 치킨은 바삭함이 살아있는, 평소 우리가 먹던 것과 차이가 없었다. 전력 소모량은 전자레인지보다 적다.
공장 1층 로비에는 맥주로봇이 10초 만에 생맥주 한 잔을 뽑아냈다. 거품양은 원하는 만큼, 균등하게 조절할 수 있다. 2층 직원 휴게실에 놓인 커피 로봇 '닥터프레소'는 팔을 360도로 돌려 커피를 컵에 받아 내밀었다.
5일 방문한 두산로보틱스 공장에서는 이처럼 사람을 대신하거나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작동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팔 모양의 로봇을 말한다.
1층에는 1983㎡(600평) 공간에 생산라인이 있다. 기술직 직원 25명이 협동로봇을 조립하거나 품질 검사를 하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조립 공정은 조인트 모듈과 로봇 암(팔), 시운전, 캘리브레이션(미세 조정) 등 4개 과정으로 나뉜다. 조인트 모듈은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6개 축(모듈)을 만드는 공정이다.
현재 8개의 수동 셀과 1개의 자동 셀 등 총 9개 셀에서 조인트 모듈을 생산하는데, 내년에는 자동 셀 8개를 추가 설치해 생산량을 연 2200대에서 4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수동 셀에서는 조인트 모듈을 만드는 데 60분 정도 소요되지만 자동 셀에서는 약 37분으로 시간이 단축된다. 시운전 공정에서는 13시간에 걸친 안정성 시험이 진행된다.
마지막 캘리브레이션 공정에서는 시운전 공정에서 검증한 동작이 얼마나 정밀하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한다. 품질팀 출하검사까지 총 7차례의 품질 검증을 통과한 협동로봇만이 고객에게 인도된다.
두산로보틱스의 제품들은 5∼25㎏의 물체를 작동 반경 0.9∼1.7m 내에서 옮길 수 있다. 정교한 동작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물건집어옮기기 접착 포장 용접 플라스틱사출보조 건설 타공 등 산업용뿐 아니라 치킨 튀기기, 국수 삶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커피 내리기, 전기차 충전 등에도 투입될 수 있다.
종이상자를 집어 들어 팔레트 위에 차곡차곡 쌓는 '공항 수하물 처리' 로봇, 용접을 수준급으로 해내는 '레이저 용접' 로봇, 박스 안에 섞인 여러 부품 중 필요한 것을 찾아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빈 피킹' 로봇이 작동하는 모습도 직접 보았다.
복강경 수술을 할 때 내시경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 주는 의료용 로봇도 눈에 띄었다. 내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뒤 시판하는 것이 목표다.
경기 성남 분당두산타워에서는 로봇을 직접 조작해보았다. 로봇 팔에 장착된 조작 버튼 '콕핏'을 통해 생각보다 간단히 로봇 조작이 가능했다. 콕핏을 협동로봇에 장착한 것은 두산로보틱스가 처음이다.
손가락으로 살짝 밀자 지시한 대로 움직이던 로봇은 바로 작동을 멈췄다. 사람과 나란히 서서 작업하는 만큼 인체나 다른 사물에 부딪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시장에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현재 13종의 제품 라인업을 2026년까지 17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류정훈 대표는 "협동로봇은 인건비가 비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며 "지난해 이들 시장에서 로봇 침투율이 2%가량인데,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노동력의 잠재 시장 규모는 9조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로봇은 공장뿐 아니라 병원 공항 식당 일반 가정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며 "목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등"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