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쏠림 … 애플(시총 미국 1위) 3889조, 아람코(사우디 1위) 2766조, 이페에페(아르헨티나 1위) 10조원

2024-01-09 12:36:42 게재

도요타 1년동안 시총 117조원 늘어 … 내일신문-코트라 'G20 국가별 시총 톱10' 4년연속 조사

지난해 주요 20개국(G20)의 주식시장을 분석한 결과 부의 쏠림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가총액 1위기업 애플은 2022년말 2610조원(원화 환산)에서 2023년말 3889조원으로 1년 새 시총이 1289조원 늘었다. 반면 아르헨티나 1위기업 이페에페 시총은 10조5033억원에 불과하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트라(KOTRA) 해외무역관에 따르면 G20의 2023년 주식시장 지수는 조사대상 19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전년대비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상승률이 331.9%로 가장 높았고 일본 29.1%, 미국 24.5%, 독일 20.2%, 한국 16.8% 등이다. 중국은 5.6% 하락했다.

◆한국, 시총서 제조업위상 재확인 = 한국은 시총 10위기업을 살펴봐도 제조업 강국임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3개(삼성전자 우선주 포함), 자동차 2개, 이차전지·철강·화학 각 1개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이외에는 바이오와 인터넷기업 1개씩이다. 신산업과 전통산업이 고르게 분포한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수년간 대장주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전년 4위에서 3위로 , 기아는 10위에서 8위로 뛰었다. 삼성전자 시총은 전년 330조원에서 468조원으로 41.9% 증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0위안에 새롭게 진입했다. LG화학은 5위에서 10위로 5계단 하락했다.

중국 시총 1위는 주류업체인 꾸이저우마오타이다. 시총은 2021년 481조원에서 2022년 394조원으로 급감한 이후 2023년 393조원으로 정체상태다.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금융권은 5개로 전년보다 1개 줄었으며, 에너지기업인 시노펙이 신규 진입(9위)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시총 상위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3.4%를 차지한다. 전년 16.2% 대비 7.2%p 증가한 수치다.

일본은 도요타자동차가 시가총액 399조원으로 압도적 1위다. 2022년 시총 282조원에서 117조원 늘었다.

시총 10위 기업 중 3개 기업이 바뀌었다. 소프트뱅크그룹, 다이이치 산쿄,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그룹이 빠지고 도쿄일렉트론, 신에츠화학, 미쓰비시상사가 들어왔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비전펀드 투자부분 손실이 컸다. 도쿄무역관은 "지난해에는 엔화약세와 반도체 공급 완화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며 도요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 지난해 주가상승률 331% = 미국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위를 유지했다. 두 회사 시총은 애플의 경우 전년 2610조원에서 3889조원, MS의 경우 2257조원에서 3630조원으로 급증했다. 다우존스 시총 상위 10개사는 순위변화만 있었을 뿐 새로 들어오거나 나간 기업은 없었다. 캐나다는 금융업이 여전히 강세였지만 상위 10개사 중 2022년 6개에서 2023년 4개로 감소했다. 로얄뱅크오브캐나다가 시총 145조원으로 전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2021년말 시총 1위였던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는 2022년 20위(203조원→41조원)로 급락했다가 2023년 3위(118조원)로 회생했다.

토론토무역관은 "쇼피파이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줄이고, 오프라인으로 돌아오면서 2022년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구조조정과 대규모 고객유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시총 1위는 유통기업인 월마트멕시코다. 아울러 식료품업체 3개사가 시총 10위안에 포함됐을 만큼 소비재기업의 경쟁력이 높다. 시총 2위는 통신업체 아메리카 모빌이며, 바노르테 금융그룹, 인부르사, 엘렉트라 등 금융 3개사가 10위안에 있다.

브라질은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시총 134조원)가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94조원)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페트로브라스는 2024~2028년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석유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2029년 세계 4위 산유국으로 도약(2022년 세계 9위 생산국)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아르헨티나는 석유·가스업체 이페에페가 1위(10조원)를 지킨 가운데 1~10위까지 기업순위가 하나도 바뀜없이 그대로였다. 시총 10위안에 에너지기업 4개사, 철강업체 2개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은 "아르헨티나 MERVL 지수는 현지 페소화 기준 357% 상승(달러화 기준 332%)했다"며 "이러한 성장엔 에너지부분이 선도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1~3위 명품·소비재 기업 = 독일은 소프트웨어 기업 SAP와 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이 각각 1위(233조원), 4위(154조원)를 기록했다. 독일은 시총 순위만봐도 전통제조업 강국의 위상이 드러난다. 지멘스(엔지니어링), 에어버스(항공), 메르세데스벤츠그룹 및 BMW(자동차), 지멘스 헬시니어스(의료장비) 등이 시총 상위 10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기차 경쟁에서 한발 뒤쳐진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과 다임러는 10위권 밖에 포진해있다.

프랑크푸르트무역관은 "2023년 독일 주식시장은 경제현상을 선반영해 호황을 보였다"면서 "SAP 등 인공지능(AI) 관련 주식도 기술발전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프랑스는 시총 상위 1~3위가 명품·소비재기업이다. 모엣헤네시 루이비통(1위), 로레알(2위), 에르메스(3위) 등이다. 루비이통 시총은 2022년 493조원에서 2023년 579조원으로 17.4% 늘었다. 이외에 세계최대 안경업체로 꼽히는 에실로룩소티카도 9위다.

이 외에 에너지기업 토탈(4위), 슈나이더 일렉트릭(7위), 에어리퀴드(8위)가 10위안에 포진해있다.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는 6위다.

영국은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쉘이 1위(273조원) 자리를 탈환했다. 코로나 백신 판매를 등에 업고 2021년 1위에 등극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2년만에 왕좌를 내주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최근 4년간 시총은 142조원, 216조원, 266조원으로 수직상승하다 269조원 주춤한 상태다. 영국은 이 외에도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리오 틴토, 글렌코어 등 에너지기업이 톱 10에 올라있다.

런던무역관은 "영국정부가 에너지산업 육성정책을 펼침에 따라 다국적 에너지기업의 신재생에너지사업 진출이 늘고, 디지털 헬스케어 등 의료분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금융 3개, 에너지 3개, 자동차 2개, 반도체와 철강 각 1개기업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국영 다국적 전기회사 에넬이 2년 연속 1위에 올랐으며, 이 기간 시총은 69조원에서 97조원으로 40.5% 뛰었다. 세계 7대 메이저 정유회사중 하나인 에니는 시총 73조원으로 4위였다. 이탈리아 FCA-크라이슬러와 프랑스 PSA그룹이 합병해 만든 스텔란티스는 2022년 3위(57조원)에서 2023년 2위(96조원)로 올라섰으며, 시총이 68.4% 늘었다.

고급 스포츠차 브랜드 페라리는 전년 5위에서 3위로 뛰었으며, 시총도 52조원에서 92조원 76.9% 증가했다. 상용차·특수차량 제조업체 씨에이치엔인더스트리얼은 전년 8위(27조원)에서 13위(21조원)로 떨어졌다.

◆러시아, 가스프롬 1위에서 5위로 밀려 = 러시아는 시총 상위 10위에 에너지기업 7개사가 포진했다. 전년보다는 1개(수르구트 네프테가스)가 줄었다. 5개사는 천연가스·원유기업이다.

러시아 반국영 통합 에너지회사인 로스네프트가 역시 반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을 제치고 시총 1위로 올라섰다. 로스네프트 시총은 전년 66조원에서 90조원으로 36% 증가했고, 가스프롬은 68조원에서 54조원으로 21% 감소하며 5위로 밀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이 막히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프롬은 2021년 시총이 129조원에 달했다. 모스크바무역관은 "러시아는 우호국으로의 수출다변화, 우호국 중심 공급망 재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튀르키예는 전년 6위였던 큐앤비 파이낸시뱅크가 1위로 뛰어 올랐다. 시총은 16조원에서 42조원으로 급등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움직임에 따라 금융업 실적이 개선된 게 주효했다. 1위였던 사사 폴리에스테르(석유화학)는 16조원에서 8조원으로 반토막나며 10위로 떨어졌다. 이 외에 정유(투프라스) 방산(아셀산) 건설(엔카)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

사우디 주식시장은 아람코가 전체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미국의 애플 MS 등에 이어 시총 규모가 독보적으로 크다. 2023년 시총은 2766조원으로 전년 2375조원보다 약 400조원 늘었다.

시총 상위 10위 기업 중에는 아람코 외에 사빅(86조원) 아크와 파워(65조원) 사우디 국영광업회사(62조원) 사우디전력(27조원) 등 5개사가 에너지기업이다. 10위권에는 금융(사우디 영국은행)이 빠지고, 의료(슬라이만 알 하비브병원)가 들어왔다.

금융업은 3개사(알 라지 은행, 사우디 국립은행, 리야드은행)가 있다. 리야드무역관은 "정부가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제조업 육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금융업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시총 1위가 석유화학제조사 릴라이언스산업(272조원)이고, IT솔루션·소프트웨어기업인 타타 컨설턴시(216조원)와 인포시스(99조원)가 2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뭄바이무역관은 "인도 주식시장 지수는 2023년 12월 사상 처음 7만선을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며 "중산층 성장과 소비확대에 따라 소비재 복합기업인 ITC와 국영 인도생명보험회사가 시총 10위안에 진입했다"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는 1위 뱅크센트럴아시아로, 시총이 전년 84조원에서 96조원으로 14% 증가했다. 이외에 10위안에 금융기업이 3개가 더 있다. 에너지기업인 바리토재생에너지(83조원)와 암만 미네랄 인도네시아(39조원)는 각각 2023년 10월, 7월 상장 직후 바로 탑 10에 이름을 올렸다. 광산기업인 바얀리소스는 4위다.

호주는 상위 10위안에 금융업 5개사를 차지하며, 광산업 2개사, 의약과 소비재 각각 1개사씩다. 세계최대 광산업체 BHP는 2021년 3위에서 2022년 1위에 오른데 이어 2023년도 자리를 지켰다. 이 기간 시총은 106조원, 199조원, 224조원으로 수직상승세다.

시드니무역관은 "지난해 유가하락으로 에너지주가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철광석·비금속 가격상승으로 광산주는 8% 이상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광석 채굴업체인 포테스큐메탈그룹 주가는 녹색수소 프로젝트 승인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022년 시총 9위에서 5위로 급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광산업체 BHP가 2021년 7위(74조원) 이후 2년 연속 1위(2022년 201조원, 2023년 227조원)를 달리고 있다. 이 외에 광산업 2개사(글랜코어, 앵글로아메리칸)가 시총 10위안에 들어있다.

주류업체인 엔하이저부시스인베브(147조원), 고급 패션잡화기업 리치몬드(97조원), 담배업체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94조원)가 각각 2위, 5위, 6위를 차지했다. 통신미디어그룹 프로수스(4위, 105조원)와 내스퍼스(8위, 40조원)도 꾸준히 톱 10위에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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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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