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외압 진실 밝혀라"

2024-01-17 11:19:49 게재

해병대 예비역, 사령관 양심 선언 요구

시민단체, 해병·경북경찰청 통화 공개

일부 해병대 예비역들이 16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양심선언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시민단체는 경찰 지휘부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채 상병 사건이 외압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군인권센터, 채상병 사망 사고 관련 녹취록 공개 기자회견│군인권센터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채모 상병 사망 사고' 관련 기자회견에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해병대수사관과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팀장 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는 이날 경기도 성남 밀리토피아 호텔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한 권력이 두려울 수 있지만 해병대의 리더라면 정의롭게 행동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소속 채 상병은 집중호우 피해복구 지원을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한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경찰에 넘겼다. 이후 박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에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사령관은 당초 박 전 단장의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진 뒤로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 해병대 예비역들의 주장이다.

이들이 회견을 여는 동안 밀리토피아 호텔에서는 '해병대 예비역 정책설명회'가 열렸다. 예비역을 대상으로 한해 해병대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사령관이 참석했다.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는 박 전 수사단장 논란 이후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군인권센터도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경찰 지휘부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검찰단이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한 뒤 해병대수사단 A수사관과 경북경찰청 B팀장이 통화한 녹취 파일 2개를 입수했다며 공개했다.

통화는 국방부검찰단이 기록을 회수해 간 지난해 8월 2일과 3일 두차례 이뤄졌다.

8월 2일 오후 8시 15분쯤 한 통화 내용을 보면 해병대수사단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경찰이 인계했다고 왜 명확히 밝히지 않느냐는 A수사관의 말에 B팀장은 "내부 검토 중에 있다" "지휘부 검토 중이다" 등의 답변을 했다.

이후 경찰은 기록 회수와 관련해 언론에 "접수되기 바로 전 단계와도 같은 사건이첩 절차에서 군검찰이 회수 요청을 해서 기록을 반환해갔다. 일반적으로 문서를 보낼 때 뭐가 빠졌을 때 다시 가져가는 걸로 보면 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녹취는 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 수사단을 압수수색 하는 상황에서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팀장에게 "왜 사건 기록이 이첩됐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A수사관은 "사건이 경찰로 이첩되면 채 상병 사망을 꼭 잘 수사해달라"고 당부하자 경북경찰청 팀장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임 소장은 "통화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경찰 지휘부가 이첩 기록 탈취 이후 이첩 과정과 관련해 '검토'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토가 이뤄진 시점은 이미 국방부검찰단이 기록을 가지고 간 뒤로, 경찰은 정당하게 이첩 절차를 밟은 기록을 통째로 국방부검찰단에 넘겨주고 행위를 정당화할 명분을 찾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어 "통화에 등장하는 '지휘부'가 경찰청 지휘부인지, 검토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지휘부가 누구든지 경찰이 조직적으로 기록 탈취에 대응할 논리를 만들기 위해 토의를 거친 정황이 분명해진 만큼 경찰도 이 사건의 수사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수사외압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미 지난 8월에 5만명의 시민이 국정조사 실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고, 11월에는 국정조사 실시 요구서가 본회의에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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