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나눔으로 고독사 예방

2024-01-31 11:02:45 게재

양천구 돌봄안전망 강화

청·장년 1인가구도 혜택

서울 양천구가 반찬나눔으로 1인가구 돌봄과 안전망을 강화한다. 양천구는 결식이 우려되는 1인가구에게 건강한 밑반찬과 함께 민·관 협동 안전망을 제공하는 '반올림' 사업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2023년 기준 양천구 전체 18만1169 가구 가운데 1인가구는 5만8326 가구로 32.2%를 차지한다. 연령대로 보면 60대가 19.9%로 가장 많은데 30대도 18.9%로 엇비슷하다. 그 다음은 50대 15.4%다.

지난 28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예방 실태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1인가구 끼니 해결은 중요한 문제다. 고독사 고위험군 가운데 63.4%는 하루 평균 한끼를 먹는 데 그쳤다. 해당 주민들이 가장 필요한 돌봄서비스로 꼽은 것도 식사준비로 4명 중 1명꼴(25.1%)이었다.

반올림은 '당신의 식탁에 반찬을 올려드립니다'는 의미다. 양천구는 올해 대표 복지사업으로 '따뜻한 의·식·주'를 추진하는데 그 중 '식(食)에 해당한다.

결식이 우려되는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가운데 800 가구를 선정한다.

여러 주민들이 혜택을 받도록 하기 위해 경로식당이나 도시락·반찬 지원 등 기존 공적 돌봄 대상은 제외한다. 30·40대 청장년층 1인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연령 제한을 없애 다양한 주민을 포괄한다는 구상이다.

각 가정에 반찬을 배달하는 대신 해당 주민이 가게를 방문하도록 했다. 매달 3만원 상당 이용권을 10개월간 제공하면 구와 협약을 맺은 가게에서 직접 구입하는 형태다. 이용권 사용은 하루 2매로 제한한다. 고립 위기에 처한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서고 반찬 구입 과정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각 반찬가게는 고독사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보호·지원하는 협업체계에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된다. 건강한 밑반찬을 안정적으로 제공해 규칙적인 식사를 돕는 동시에 대상 주민이 장기간 방문하지 않으면 동주민센터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 경우 즉시 안부 확인을 하고 심리상담이나 치료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경제적 이유로 기본적인 먹거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으로 밑반찬을 제공해 결식 예방과 함께 생활행태 개선도 꾀한다"며 "고립의 시대에 단절의 문턱을 넘는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