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침체 공포, 글로벌 증시 뒤덮어

2019-03-26 11:41:07 게재

미 국채 금리역전 확대 … 독일 10년물 (-) 금리

1~2년 내 경기침체 신호 vs 양적완화 시즌2 도래

세계경제 침체 공포가 빠르게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덮었다. '경기침체의 전조'로 일컬어지는 미국 국채 장·단기금리 역전이 12년 만에 현실화되고 그 폭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일각에서는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경기침체가 오지는 않는다며 미 연준의 금리인하 요구가 확산되고 양적완화 시즌2가 도래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공포 속 "조정장 온다" = 25일 코스피는 1.92%(42.09) 하락한 2144.8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23일(하루 55.61p 하락)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25%(16.76)나 떨어진 727.21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3.01%나 폭락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97%와 2.03% 떨어졌다.

유럽 Stoxx 600 지수는 향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4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더 떨어졌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의 공모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뮬러 특검 보고서가 긍정적 재료로 기능했고 찰스 에반스 시카코 연준 총재를 비롯 주요 연준 인사가 대거 연설에 나서 미국 경제의 강건성을 설파했다"면서 "그렇지만 시장의 불안을 완벽히 잠재우지 못했고 경기침체 우려는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장기로 돈을 빌리게 되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채보다 수익률이 높다. 하지만 미래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 오히려 금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장기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린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보다 떨어지는 현상을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전문가들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나치게 '비둘기'적 행보를 보인 것도 장기 금리 하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Fed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연내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제시한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내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0%에서 1.9%로 낮췄다. 이에 시장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안전자산으로 더 몰렸다.

◆연준 금리인하 압박하는 신호 = 하지만 국채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보다 기준금리 인하 신호일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25일(현지시간) 크레디스위스가 홍콩에서 개최한 아시안 금융 콘퍼런스에서 미 국채 금리역전 현상이 경기침체를 알리는 신호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역전은 시장이 '침체에 베팅'했다기보다는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의미가 더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도 주가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경기 침체 논란이 이어지며 증시는 부진하겠지만 미국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는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며 주식시장은 강세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각국 중앙은행의 적극적 통화완화의 당위성을 한층 더 배가시킬 공산이 크다"며 "양적완화 시즌 2의 도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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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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