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다시 양적완화 시대로

2019-09-17 12:22:26 게재

유럽, (-)금리 추가인하

채권매입도 다시 시동

미 연준, 금리인하 예상

중국, 지준율 인하 단행

글로벌 통화완화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더 내리고 11월부터 월 200억유로의 자산매입 등 양적완화를 재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고 이번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미국과 일본 또한 금리인하가 예상된다. 7월 미국이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내린 후 전 세계가 돈풀기 경쟁에 나선 모양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중앙은행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 전망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6월 점도표와 엇갈리는 미국 지표, ECB의 조치 등이 계기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ECB의 결정 직후 트위터에 “ECB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연준은 앉아만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6일(현지시간)에도 미 연준을 향해 또다시 대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 도입을 압박했다.

이번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재선을 위해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는 연준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며 “때마침 사우디 사태는 좋은 명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과 19일 통화정책 회의를 여는 일본은행 또한 연준보다는 가능성이 낮지만 이미 마이너스 수준인 기준금리(-0.1%)를 더 낮추거나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CB는 1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역내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를 종전 -0.4%에서 -0.5%로 낮췄다. 2016년 3월 이래 첫번째 인하조치다. 또 다른 정책금리인 기준금리(0%)와 한계대출금리(0.25%)는 동결했다. ECB는 또 지난해 말 종료한 양적완화(채권 매입을 통한 시중자금 공급)를 1월부터 무기한 재개한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규모는 월 200억유로(26조3000억원)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대형은행은 13.5%에서 13.0%로, 중소형은행은 11.5%에서 11.0%로 지준율을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로 약 9000억위안의 유동성이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6%대 성장률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4.4% 증가해 17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소매판매 역시 부진하다.

한편 신흥국들도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13일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기준금리 25bp 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부양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이들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한국은행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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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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