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무풍지대'

GKL 외국인 카지노 '운영 계속'

2020-03-10 11:08:24 게재

영업장에서 외국인 대면, 직원들 불안

"범정부 지침에 따른 조치 시행"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Seven Luck)'의 운영을 지속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카지노에서 외국인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모양새다.

사진 세븐럭 카지노 홈페이지.


세븐럭은 서울 강남 코엑스점과 강북 힐튼점, 부산 롯데점 등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장은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영업장에서 일하는 딜러 등은 고객과 대면하게 돼 있는 구조다.

10일 오전 7시 기준 세븐럭 카지노 홈페이지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전 예방 조치 안내'라는 공지가 돼 있다. △전 영업장 및 부대시설, 기자재의 정기적 소독(매일 6회 20분씩 소독을 위한 Break Time 운영) △열화상 감시 카메라 설치를 통한 출입 관리 및 통제 △전직원 마스크 착용 등이 안내돼 있다. 이와 함께 '37.5도 이상의 체온 감지 고객과 마스크 미착용 고객'은 입장이 금지된다는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영업장을 휴장했거나 휴장할 계획이라는 공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내국인 대상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인 강원랜드가 영업장을 휴장하는 것과 다른 대응이다. 강원랜드는 지난달 23일부터 영업장을 휴장하고 있으며 6일에는 오는 16일까지 휴장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원 A씨는 "중국인이나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오지 않다 보니 거의 고객이 없는데도 경영진은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로컬(local, 국내 거주 교포)'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원랜드와 같은 공기업인데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보니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실 코로나19에 감염된 고객이 왔다 갔어도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기업인 파라다이스도 서울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등 4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문체부와 GKL은 범정부 다중이용시설 지침에 따라 방역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선아 문체부 융합관광산업과장은 "범정부 다중이용시설 지침에 따라 직원들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발열 의심자 등에 대한 입장 제한을 하고 있다"면서 "테이블 게임에 참여하는 고객의 수는 7명에서 4명으로 줄였고 기존엔 휴식 시간이 없었는데 휴식 시간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기구 등 자체 소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밀집도 자체는 강원랜드와 비교해 절반 정도"라면서 "일단은 관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GKL 관계자는 "1월 23일 사장 지시를 통해 전사업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을 시행했으며 사업장 소독작업을 실시했다"면서 "1월 27일 국내카지노 중 가장 먼저 중국 단체관광객 출입금지 조치를 취했고 1월 28일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코로나19 비상대응 TFT를 구성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TFT를 통해 확진환자 발생 시 대응 요령을 전사에 배포하고 전 부서에 코로나19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손세정제 및 비접촉식 체온계 등 위생용품을 비치했으며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면서 "사업장에는 1월 7일부터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 입장 시 체온을 확인했으며 2월 6일부터는 입장하는 모든 고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고 강조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전 영업장에서 직원과 고객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예방활동과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확산" 연재기사]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