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 '코로나 지원 채권' 발행

2020-03-13 11:19:13 게재

11일까지 220개, 총 30조원 규모 자금조달

만기부채 상환 및 의료·관광 분야 등에 사용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중국의 많은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해 코로나 피해 복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코로나와 관련된 분야에 투입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을 중국에서 '코로나 지원 채권'(疫情防控債)이라 부르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 최근까지 30조원 규모의 채권이 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주식정보 서비스 업체 윈드(Wind)의 분석을 인용해 3월 11일 현재 총 220개의 '코로나 지원 채권'이 발행됐으며 그 규모는 1761억위안(약 30조원)이라고 보도했다.

12일 중국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 앞에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동방명주 전망대는 이날 재개장했다. 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금융 당국은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도시나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조달 정책을 내놓았다.

'코로나 지원 채권' 발행 주체를 보면 지역 금융 회사의 역할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피해 지원 과정에서 도시 투자 회사는 지역 병원 건설 및 의료용품 조달과 같은 방식으로 전염병 피해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들에 대한 금융 기관의 재정 지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3월 11일 현재 도시 투자 회사가 발행한 '코로나 지원 채권은 모두 48개로, 비금융 기업이 발행한 '코로나 지원 채권' 개수의 21%를 차지했다. 발행 액수로는 349억위안(약 6조원)으로, 약 20%였다.

도시 투자 회사가 발행한 최초의 '코로나 지원 채권'은 지난 2월 7일 윈난성 투자지주그룹이 발행한 '20 윈투 (코로나 지원) SCP003'이었다. 이 채권은 10억위안을 조달했으며, 이 중 8억위안은 만기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됐고 2억위안이 주로 의료, 관광 등 코로나로 피해를 본 분야 지원에 쓰였다.

도시 투자 회사가 발행한 48개 채권을 등급별로 나눠보면 채권 발행주체가 AA+ 이상으로 평가된 것은 총 42개로 90%에 달한다. 이는 신용도가 비교적 낮은 회사에 대한 상환 연장(롤오버)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만기일을 기준으로 보면 채권 23개의 만기가 1년 이내였다. 도시 투자 회사의 '코로나 지원 채권'의 절반 정도는 만기가 짧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기업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에 대비하면서 유동성 압박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코로나 지원 채권' 12개의 만기는 5년 이상이다. 이와 관련해 화창증권 애널리스트 저우관난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동성 환경을 이용해 중장기 '코로나 지원 채권'을 발행해 중장기 부채 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고정시키는 것"이라면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조달된 자금 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 투자 회사가 조달한 48개 '코로나 지원 채권' 자금은 주로 세 가지 방향으로 쓰였다. 하나는 기존 자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운전 자금을 보충하기 위한 것. 마지막으로는 코로나 관련 업무에 사용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기존 채무를 상환하기 위해 빌리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 금융 회사들은 대출 주체로서 피해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시나 현 수준의 도시 투자에 직접 대출을 해줘 지역 병원 설립이나 의료용품 조달에 사용되도록 하거나 더 큰 규모의 도시 투자 자금을 융자해와 관련 기업에 재융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도시 투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으며 춘제(중국 설명절) 이후 도시 투자 채권이 시장에서 인기가 많아졌고 발행 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베이징의 한 채권딜러는 "올해는 도시 투자가 더 안정됐다"면서 "코로나가 도시 투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적고, 도시 투자 채권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종류"라고 말했다.

화창증권 애널리스트 저우관난은 "전염병 기간 동안 발행주체가 '코로나 지원 채권'의 높은 효율성과 유동성 환경을 활용해 채권을 집중적으로 발행하면서 중단기 채무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발행주체의 중단기 유동성 압력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COVID-19)' 위기 확산" 연재기사]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