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확진자 급증에 서울 병상관리 비상

2020-10-27 11:16:42 게재

서울 하향세지만 경기 병상포화 임박

경기 중환자병상 가동률 75% 넘어

고령환자 지속발생, 대책공유 시급

경기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서울시가 긴장하고 있다. 서울 확진자 수는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도 병상 포화 시 곧장 서울 병상을 가동해야 한다. 서울 확진자가 적다고 전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선제적인 병상공유 대책은 물론 수도권 확진자 감소를 위한 공동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두 세자리를 오가는 가운데 경기도 환자 수 추이가 예사롭지 않다. 중대본에 따르면 경기도 확진자는 지난 19일 18명, 20일 28명, 21일 24명에 머물다가 22일 67명, 23일 103명까지 급증했다. 주말 잠시 안정세(24일 35명, 25일 27명)를 보이던 환자수는 26일 다시 67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환자는 일평균 17명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경기도 여주시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확진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서울이 상대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병상관리에 있어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중대본은 지난 8.15 광복절 집회 이후 수도권 병상을 공동 관리하고 있다. 경기도 환자가 늘어 병상이 포화되면 곧장 서울 병상이 가동돼야 한다. 경기도 환자 증가가 서울 방역대책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병상 가동률 판단에는 일일 환자수 뿐 아니라 누적 수치가 중요하다. 퇴원자 수보다 신규 환자 증가속도가 빠를 경우 병상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6일까지 시 감염병전담병원 가동률은 18.7%, 중증환자 치료병상 가동률은 39.3%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 비율도 지난달 초 30% 대에서 10월 말 1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경기도 상황을 보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26일 기준 경기도 감염병전담병상 675개 가운데 372병상이 사용 중으로 가동률이 50%를 넘었다. 중환자 병상은 49개 가운데 37개로 75%를 넘어섰다. 경기도 전체 확진자 중 65세 이상 환자는 누적 1061명으로 이들이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중환자 병상이 급격하게 부족해질 수 있다.

언뜻 가동률 50%, 75%는 아직 여유있는 상태로 보일 수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 가동률 70%가 되면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몇차례 대규모 감염을 겪으며 70%가 돼서야 다음단계를 준비하면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것을 경험했고 현재는 병상 가동률 50%가 되면 단계 상향에 돌입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경기도 일반 병상 가동률(55%), 특히 중환자 병상 가동률(75.5%)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는 게 방역 당국 판단이다.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가동도 과제로 떠올랐다. 환자가 증가하면 중환자뿐 아니라 무증상·경증환자도 동시에 늘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환자 수 추이가 안정됨에 따라 8개까지 확보했던 생활치료센터 중 현재 2곳만 운영 중이다. 경기도 소재 요양병원, 학원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경증환자를 치료할 생활치료센터를 즉시 가동 가능한 상태로 준비해두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동운영하던 생활치료센터도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정해진 지침을 따르기만 할 게 아니라 서울-경기 간 병상 공유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환자 전체 숫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취약시설 점검·관리, 방역대책 마련에 지자체 경계를 넘어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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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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