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외출금지·에버랜드 행사 취소

2020-10-30 12:18:56 게재

핼러윈 데이 D-1, 방역당국 긴장 속

곳곳에서 방역협조, 서울 클럽 60% 휴업

경기도로 원정파티 … 풍선효과 우려도

개천절 집회 이후 집단감염 최대 위기로 꼽히는 핼러윈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국이 전담 공무원 배치, 즉시 집합금지 등 방역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자진 휴업, 행사 취소 등 감염 예방 협조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단속이 심한 서울을 피해 외곽이나 경기도로 원정파티를 떠나려는 조짐도 있어 긴장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앞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와 주민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서울시는 29일 "핼러윈데이 행사 시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클럽 등에 대해 즉시 집합금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합금지 명령이 실행되려면 자치구에 내용을 통보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등 최소 5~7일 시간이 걸린다. 현장 집합금지는 위반 사실 적발 즉시 효력을 발생할 수 있어 실효성이 크다. 금지 명령이 떨어지면 익일 0시부터 영업을 할 수 없다.

클럽별 전담 공무원도 배치한다.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켰는지, 춤을 출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4㎡ 당 1명씩인 방역 기준을 어기지 않았는지 등을 점검하게 된다. 이때문에 클럽 이용자들은 흥이 떨어진 이번 핼러윈 파티를 '공무원과 함께 춤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방역 바리케이드도 친다. 이태원 핼러윈 파티의 핵심지역인 해밀턴 호텔 뒷편 세계음식거리에 간이 출입 통로를 설치, 체온 측정과 출입명부작성을 마쳐야만 입장할 수 있다.

핼러윈 방역에 협조하는 클럽, 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의 강한 압박, 5월 이태원발 집단감염 재발 우려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클럽 153개 중 85개가 3일간 휴업을 결정했다. 클럽에 가려 방역 사각지대로 우려됐던 감성주점도 휴업에 동참하고 있다. 마포구 감성주점 전부가 축제 기간 휴업을 결정했다.

핼러윈 방역의 약한 고리로 지목됐던 주한미군 부분도 시름을 덜게 됐다. 주한미군 자체적으로 해당 기간 외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용산 등 미군부대 인원들은 당국 방역 통제권 밖에 있으며 매년 핼러윈 축제 주이용층이다.

대표적 핼러윈 축제 명소인 에버랜드도 동참한다. 에버랜드는 올해 별도의 핼러윈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핼러윈 장식만 일부 했을 뿐 관련 이벤트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는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행사 자체를 취소한 건 아니지만 퍼레이드 같은 거리공연은 하지 않고 진행하는 일부 행사도 층고가 높은 무대에서 진행하는 등 관객과 분리된 환경을 만든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됐지만 강화된 단계를 적용해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체크, 정기소독 등을 꼼꼼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클럽이 몰려있는 서울을 압박하자 외곽이나 경기도권으로 원정 파티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등 서울 근교는 물론 이번엔 수원 클럽을 찾아가자는 움직임 등이 온라인에서 포착된다. 클럽을 막으니 호텔을 이용한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대규모 행사가 어려우니 호텔에서 삼삼오오 모여 파티를 즐기려는 것이다. 지자체와 방역당국도 이에 대비해 롯데월드, 호텔 등을 대상으로 방역 수칙 준수 점검을 실시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국민들이 추석 고향방문을 자제하면서까지 감염병 확산을 막아냈고 그 결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핼러윈은 랜선과 홈파티 중심의 '홈로윈'으로 소박하게 보내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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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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