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신속검사 … 숨은 감염원 찾기 전력

2020-12-11 11:23:51 게재

여주시, 전시민 무료 예방 검사

수원시, 신속 항원검사 첫 도입

"K방역 기존 시스템 한계" 지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700명을 육박하면서 기존 증상자 검사·추적·격리 방식의 K방역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여주시와 수원시가 새로운 방식의 응급선별·신속검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정부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전문가 등의 건의를 받아들여 검사대상과 기법을 확대해 숨은 감염원을 찾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10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유전자검사(PCR) 방식의 응급선별(스크리닝) 검사를 전 시민 대상, 무료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속항원검사 키트 기증 후 염태영 수원시장(오른쪽)과 이효근 SD 바이오센서 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제공


여주시가 도입할 예정인 PCR 응급선별검사는 검체를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장에서 채취해 1시간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되고 정확도 역시 기존 PCR 방식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 기존 확진검사용 PCR 방식은 정확도는 높으나 검사시간이 약 3~6시간으로 상당히 길고 비용도 비쌀 뿐 아니라 검사기관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항원·항체검사의 경우 약 15~30분으로 검사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정확도가 낮아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시장은 "PCR 응급선별검사를 통해 지역주민의 불안함을 해소하고 지역 확산도 막겠다"면서 "우선 24시간 스크리닝 검사소를 운영해 증상이 있든 없든 원하는 시민들은 언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선별진료소는 기존대로 확진자 중심으로 운영한다. 이 시장은 "경기도와 질병관리청과 논의해 신속히 실행하겠다"면서 "다행히 그동안 묶여있던 제도적 한계가 풀려 3차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주시는 그동안 응급선별검사를 자체 시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방역당국에 요청해왔다. 지난달 말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직접 건의한데 이어 지난 4일 국무총리실·복지부·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청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어 지난 7일 여주시를 방문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직접 건의했고, 이 지사가 이를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수원시는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해 '신속 항원검사'를 도입키로 하고 10일 아주대 요양병원에서 진담검사법을 시연했다. 콧속에서 비말을 추출해 검사용액과 섞어 디바이스에 3~4방물 떨어뜨린 뒤 13분만에 결과가 나왔다. 이 항원검사키트는 수원의 'SD바이오센서' 제품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허가(11월)를 받았다. 이 항원검사키트는 민감도(양성검체 확진비율)가 90%, 특이도(음성검체 확인비율)는 96%를 기록했다. SD바이오센서는 수원시에 키트 1만회 분을 기증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선 요양병원 등 집단발생지역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양성이 나온 환자를 대상으로 PCR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제안해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증상에 기반을 둔 검사로 잠재된 감염을 찾겠다는 것은 K방역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과학적이지도 않다"면서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력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검사대상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도 "K방역의 핵심은 확진자를 빨리 찾아서 생활치료센터로 보내 격리하는 '봉쇄' 전략인데 지금처럼 유행규모가 커지고 의료자원이 한정돼 있을 때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도 신규 확진자가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검사대상과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도권 방역상황긴급점검회의에서 향후 3주간 집중 검사 기간을 운영하고 이때 기존 PCR 방식 대신 타액검사 및 신속 항원 검사 방식을 적극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존 PCR 검사법을 유지하되 14일부터 희망자는 타액검사나 신속 항원 검사로 진단받을 수 있다"며 "새 진단검사법 도입으로 많게는 하루 11만건 이상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오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89명이다. 사흘째 700명에 육박한 수치다. 국내발생은 673명이고 해외유입은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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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윤여운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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