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원자력 | ④ 수출 · SMR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 원자로·기자재 등 다각화

2022-05-17 11:54:14 게재

수출전략추진단 신설, 체코 폴란드 사우디에 총력

"원전은 재생에너지시장의 10분의 1 불과" 지적도

윤석열정부가 탈원전 폐기에 이어 원전 수출산업화에 나서 관심이다.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한 관계자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노형, 기자재, 운영보수서비스 등으로 수출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새로 발주될 원전은 100~110기"라며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약 20%(10기)를 수주하도록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립한 바라카원전 전경. 사진 한국전력 제공


◆탄소중립·생태계 복원 기대 =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 원전계획을 수립한 나라는 중국 34기, 러시아 27기, 인도 12기, 폴란드 6기, 이집트 4기, 체코 1기(3기 추가 전망), 미국 3기, 영국 2기, 네덜란드 2기, 카자흐스탄 2기 등이다. 이 외 사우디아라비아도 1400㎿급 초대형 원전 2기 건설을 확정했으며. 2040년까지 총 16기 건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추진단에는 외교부 과기부 국방부 국토부 중기부 원안위를 비롯 한전 한수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또 체코 폴란드 사우디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수출 전략국을 '원전수출거점공관'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현재 한전(중동)과 한수원(유럽 아프리카)으로 분리돼 있는 수출체계 도 유기적 분담체계로 개편한다.

산업부는 국내 원전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원전 수주를 늘리기 위한 '원전 수출 기반 구축사업'에 47억9000만원(국비 33억2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확산되고,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원전 수출이 원전 생태계 복원과 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소형모듈원전(SMR) 수출도 지원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제 펌프, 가압기 등을 일체화시킨 것으로, 전기출력은 300메가와트(MW) 이하다. 전력계통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SMR은 미국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두산중공업 등이 혁신형 SMR(170MW급 1개 모듈) 개발을 추진 중이다.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등 한국 3사는 올 4월 미국 뉴스케일파워사와 SMR 발전소 공동 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UAE 이후 13년간 원전 완전체 수출 전무 = 한국은 이명박 정부시절이던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처음으로 원전을 수출했다.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 약 270km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한국형원전(APR1400) 4기(5600㎿)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계약금액은 186억달러(약 21조원)로 원전 운영, 핵연료 공급까지 포함하는 프로젝트다. 2021년 4월 1호기, 2022년 3월 2호기 가동을 시작했다. 3호기는 발전소 운영준비 중이며, 4호기는 고온기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의 쾌거 이후 13년간 한국은 제2의 원전 완전체 수출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신규 원전과 계속운전을 금지하면서 해외에서 우리상품을 팔려고 하니 상대국에 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 가운데도 원전 해외수출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왔고, 윤석열정부들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함에 따라 성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한전은 UAE 바라카원전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팀코리아를 구성해 사우디 원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는 2018년 한국을 비롯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을 예비사업자로 선정했다.

한수원은 2022년 4월 폴란드정부에 원전 건설사업 제안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돌입했다. 폴란드정부의 '2040 국가에너지정책 개정안'에 따르면 2033년 신규원전 1기 운영을 시작으로 2043년까지 총 6기 원전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또 체코 원전수출을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를 건설할 예정이며, 3기의 추가 건설도 검토 중이다. 체코전력공사는 2024년까지 우선협상대상자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설계·인허가 과정을 거쳐 2029년 착공,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하고 있다.

한수원은 사업 참여를 위한 안보평가를 통과했다. 폴란드와 체코에서는 한국의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WEC), 프랑스전력공사(EDF)가 경쟁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0~2021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중국 등 3개국에서 총 9건의 원전 운영정비 기술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중동 남미 동유럽 등 호락호락한 지역 없어 = 원전수출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이원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글로벌 재생에너지 연간 시장은 300조원이 넘는데, 원전시장은 30조~50조원 규모"라며 "그나마 러시아 중국 등 독자적으로 원전을 건설하는 국가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설계도를 들여와 한국형으로 개발한 APR1400은 유럽연합(EU)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해 수출용으로 설계변경을 해야 한다"며 "중동시장은 미국규제, 남미는 경제문제, 동유럽은 EU 안전규제 등 어디하나 쉬운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양이 의원은 "섬나라인 영국은 해상풍력 비용이 원전의 절반수준이며, 프랑스는 현재 운영 중인 원전도 안전성문제로 가동중단하는 와중에 신규 건립은 너무 먼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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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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